다 자라면 20cm 넘기도…'강 속의 보약'으로 불리는 성인 팔뚝 크기의 굴

2025-02-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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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하구서 주로 채취되는 벚굴
벚꽃이 필 무렵 먹을 수 있는 별미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제철 별미가 있다. 바로 강에서 나는 굴, 벚굴이다.

하동의 또 다른 명물 벚굴 / 뉴스1
하동의 또 다른 명물 벚굴 / 뉴스1

벚굴은 한국의 강에서 자생하는 독특한 조개류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철에 수확되기 때문에 '벚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벚굴은 일반적인 바다굴과 달리 강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 서식하며 껍데기는 비교적 얇고 내부의 살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벚굴은 주로 한반도의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에서 생산된다. 그중에서도 금강 하구, 영산강 하구, 낙동강 하구 등에서 많이 채취됐다. 이러한 지역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기수 환경을 이루며 벚굴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환경 덕분에 벚굴은 영양분이 풍부한 물속에서 자라며, 독특한 맛과 식감을 갖게 된다. 현재는 주로 섬진강 하구 신방포구 강바닥에서 채취되는데 이는 섬진강의 수질이 비교적 깨끗하고 벚굴이 성장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벚굴이 채취되던 낙동강과 금강에서는 수질 오염과 환경 변화로 인해 벚굴 서식지가 많이 감소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오염 물질 유입, 하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로 인해 현재는 이들 강에서 벚굴이 거의 채취되지 않고 있으며 섬진강이 주요 생산지로 남게 됐다.

벚굴은 자연산으로만 존재하며 현재 양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벚굴이 자라는 기수 환경이 매우 특수하기 때문이다. 인공적으로는 동일한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벚굴은 바위나 기타 단단한 표면에 붙어서 성장하며 일정한 크기로 자라면 채취된다.

섬진강에서 수확한 벚굴, 자라는 데는 약 3~4년이 걸리며 20cm 이상까지 자라기도 한다. / 뉴스1
섬진강에서 수확한 벚굴, 자라는 데는 약 3~4년이 걸리며 20cm 이상까지 자라기도 한다. / 뉴스1

벚굴의 크기는 일반적인 바다굴보다 훨씬 크며 껍데기를 포함하면 성인 팔뚝만 한 크기로 성장한다. 일부 벚굴은 20cm 이상까지 자라기도 한다. 이러한 큰 크기 덕분에 한 점만으로도 충분한 양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벚굴이 바다에서 자라는 참굴보다 큰 이유는 성장 환경과 생태적 차이에 있다. 벚굴은 강(민물)과 바다(바닷물)가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 서식하는데 이 환경은 바다보다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조류의 흐름이 비교적 완만하다.

이에 따라 벚굴은 더욱 안정적인 환경에서 오랜 기간 자라며 크기가 커지게 된다. 바위나 강바닥의 단단한 표면에 부착해 성장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보다 단단하고 큰 크기로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바다에서 자라는 참굴은 파도와 조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며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크기가 작고 밀도가 높은 형태로 자란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벚굴은 일반적인 바다굴보다 훨씬 큰 크기를 가지게 된다.

벚굴이 성체로 자라는 데는 약 3~4년이 걸린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 서식하는 벚굴은 비교적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이며 오랜 기간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야 크기가 커진다.

벚굴을 채취하려면 잠수부가 수심 10~15m까지 직접 잠수해 손으로 따야 한다. 개체수 보호 등 이유로 허가권이 있는 사람만 채취할 수 있어 현재 하동과 광양 지역을 합쳐 단 10명 내외밖에 없다.

벚굴은 영양가가 높아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벚굴에는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타우린 함량이 높아 혈압을 안정시키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아연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며 칼슘과 철분이 많아 뼈 건강에도 좋다.

벚굴은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찜이나 구이로 먹는 것이다. 찜으로 조리하면 벚굴의 본연의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으며 구이로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진다. 전이나 튀김으로도 조리할 수 있으며 된장국이나 국밥의 재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벚굴이 주로 채취되는 섬진강 / 뉴스1
벚굴이 주로 채취되는 섬진강 / 뉴스1

벚굴은 주로 경남 하동군 고전면 전도리에 있는 신방마을에서 먹을 수 있다. 이곳은 재첩과 벚굴의 주산지로 섬진강 재첩 체험마을로도 불린다. 신방마을 사람들은 2~4월 벚굴을 채취하므로 이 무렵 신방마을을 방문하면 제철 벚굴을 맛볼 수 있다.

벚굴은 자연이 선물한 귀한 식재료로 특유의 맛과 영양학적 가치가 높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벚굴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가장 신선한 맛을 즐기려면 제철인 2~4월에 산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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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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