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시즌 노려 ‘관광세 폭탄’ 던진 일본... 한국 관광객 초비상
2025-02-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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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 몸살에 대응 나서
히메지·오사카성 등 입장료 인상
일본 주요 관광지들이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과 외지인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벚꽃 개화 시즌을 앞두고 관광객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성(城)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8일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일본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효고현 히메지성은 현재 1000엔(약 9500원)인 입장료를 내년 3월부터 2500엔(2만 3700원)으로 150% 인상할 계획이다.
인상 대상은 18세 이상 외국인과 외지인으로, 히메지 시민들은 기존 입장료 1000엔을 그대로 유지한다. 18세 미만은 시민 여부와 관계없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당초 히메지시는 외국인 입장료를 최대 6배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시의회 반대에 부딪혀 조정된 안을 내놓았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관광객이 많은 벚꽃 명소인 오사카성 역시 오는 4월부터 어른 1명당 입장료를 600엔(5700원)에서 1200엔(1만 1400원)으로 인상한다. 같은 시기 나가노현의 마쓰모토성도 입장료를 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에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오버투어리즘은 특정 관광지에 관광객이 과도하게 몰려 지역 사회에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현상을 뜻한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교통 혼잡, 환경 훼손, 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 등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세’ 부과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숙박세는 숙박료 수준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으로, 지난해 숙박세를 징수한 지자체가 9곳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25곳으로 증가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교토시는 1박당 숙박세 상한액을 기존 1000엔에서 1만엔으로 10배 인상할 방침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3687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188만 명)보다 500만 명 증가했다. 이 중 한국인 관광객은 882만 명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입장료 및 숙박세 인상이 단기적으로 관광객 증가를 억제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본 각 지자체가 추가적인 오버투어리즘 완화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