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작은 혈관이 막히면 생기는 일…기억력 점점 사라지는 '이 질환'

2025-02-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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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 있으면 뇌소혈관질환 위험 커…조기 진단과 관리 필수"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뇌의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는 '뇌소혈관질환'이 있을 경우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가 가속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Radiological imagin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Radiological imaging-shutterstock.com

지난 18일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신철 고려대의대 교수 연구팀이 중장년 및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뇌소혈관질환(cSVD)과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다고 밝혔다.

뇌의 대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되면 뇌졸중, 뇌출혈 등처럼 증상이 명확히 나타난다. 하지만 뇌소혈관질환은 초기 단계 증상이 매우 미미해 알아차리기 어렵다.

방치할 시 뇌는 서서히 기능을 잃어가며, 주로 손 떨림, 걸음걸이 느려짐, 언어 장애, 한쪽 입가나 손발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뿐 아니라 치매나 보행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교수팀은 2011~2022년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49~79세 사이의 성인 2454명을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인지 능력의 8년 전과 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뇌소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인지 기능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참가자의 37%가 뇌소혈관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이들은 집중력과 기억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 능력 저하가 가속화됐다.

신철 교수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뇌소혈관질환은 인지 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특히 실행 기능인 집중력과 기억력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뇌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45세 이상이거나 흡연자라면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으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정상 범위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당뇨, 수면무호흡증 등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뇌 건강을 점검하고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동맥경화 지수가 0.29 이상인 사람은 뇌소혈관질환 중 열공성 뇌경색 발병 위험이 1.72배 더 높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과 동반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뇌소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지므로,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주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세계적 의학 저널인 '란셋'의 자매지 '란셋 지역 건강-서태평양' 2월호에 '중년기 뇌소혈관질환과 노년기 인지기능: 인구 기반 전향적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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