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데 20kg 콘크리트 덩어리가 쿵!” 용산 아파트 천장 붕괴
2025-02-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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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된 노후건물…안전평가 하위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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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 아파트 천장이 내려앉는 믿기 힘든 사고가 났다. 해당 아파트는 1970년 준공된 55년 된 건물로, 안전 평가에서 D등급(미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16일 오전 3시 17분쯤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3층 가정집 거실에서 천장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장에서 가로 60cm, 세로 30cm 크기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거실 바닥에 깔려 있던 이불 위로 떨어졌다. 그 무게는 20kg에 달했다.
피해 가구에 사는 송모(54) 씨는 사고 발생 불과 3시간 전인 15일 자정,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진 바로 그 자리에 이불을 깔고 머리를 두고 누운 상태로 TV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송 씨는 매체에 “자정이 넘어 침실로 들어가 자다가 갑자기 ‘꽝’하는 소리에 깨 거실로 나와 보니 집 천장이 무너져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 씨의 아내 박모(48) 씨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면) 남편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생각만 해도 너무 아찔하다”고 전했다.
송 씨 부부는 “지난해부터 천장 곳곳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일이 잦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용산구가 아파트 뒤편에 임시 주차장을 짓기 시작해 4개월 동안 공사를 벌였는데, 공사 때마다 지진이 난 것처럼 집이 흔들려 접시들이 서로 부딪쳐 달그락거리고, 서랍장이 열렸다 닫히는 일이 반복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용산구 측은 “지난해 12월 일반안전점검을 실시하기 전인 9월 22일에 해당 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을 마쳤으며, 지금은 건축물 위험 우려에 따라 정밀안전진단 계획을 수립 중이다”고 설명했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르면, 지자체 등은 시설물 안전등급을 A~E등급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이중 해당 아파트와 같은 하위등급인 D(미흡)·E(불량)은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