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치료에 필요한데…'의료 공백'으로 수혈 건수 2만 2000건 줄었다

2025-02-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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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의료대란으로 중증질환자의 수술 및 치료 지연 등의 피해가 늘고 있어”

의대 증원 등 정부 정책에 의사들이 반발하며 시작된 의료대란이 지속되면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발생한 이후, 수혈 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부산진구 동의과학대학교 진리관 1층 헌혈의집에서 열린 '제49회 동의과학대학교 사랑의 헌혈 릴레이'에 참가한 학생들이 헌혈하고 있다.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부산진구 동의과학대학교 진리관 1층 헌혈의집에서 열린 '제49회 동의과학대학교 사랑의 헌혈 릴레이'에 참가한 학생들이 헌혈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7월 기준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는 13만 7645건으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3.9%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에서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감소한 수혈 건수 총 2만 2209건 중 1만 2578건이 수도권에서 감소했고 이중 66.5%(8364건)가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료대란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기간 내 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는 2023년 대비 3847건 증가에 그쳤다.

이는 감소한 수혈 건수의 17.3%에 불과하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면, 수술과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 감소는 수술 및 치료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줄어든 환자의 수와 종합병원에서 증가한 환자의 수는 동일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기간 내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수는 2만 958명이 줄었고, 종합병원은 4755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사라진 1만 6203명의 환자는 수술과 치료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혈이 필요한 질병으로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 골수성·림프성 백혈병, 다발골수종, 폐암, 췌장암 등이 있다. 이러한 중증 질환은 신속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김 의원은 "중증질환자의 수술과 치료에 필수적인 수혈 건수가 감소한 것은, 해당 환자들의 수술 또는 치료 지연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며 "장기화하는 의료대란으로 중증질환자의 수술 및 치료 지연 등의 피해가 늘고 있으나, 정부는 이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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