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바가지 요금 후폭풍… 제주, 관광 위기 극복 나선다
2025-02-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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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제주관광 질적 성장 견인...소비촉진 운동 확산
최근 제주도가 바가지 요금 논란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를 회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시는 ‘친절 품은 제주시’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제주시 탐라문화광장과 동문시장 일대에서 친절 서약 선포식과 가두 캠페인이 진행됐다. 또한, 지역 위생단체와 협력해 위생업소 주인들의 친절 서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는 ‘약속 릴레이’를 연중 이어갈 계획이다. 각 위생단체의 정기총회 등 행사에서도 결의대회를 열어 친절 문화 확산을 도모한다.
오는 4월에는 공정하고 친절한 업소를 칭찬하는 이벤트를 열어, 참여자 중 100명을 추첨해 5000원 상당의 모바일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상반기 중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홍보할 예정이다.

제주도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월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86만 2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만 6888명 대비 11.9% 줄었다. 2022년 1380만 3058명, 2023년 1266만 1179명, 2024년 1186만 1654명으로 매년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불거진 비계 삼겹살 논란과 바가지 요금 문제에 더해, 항공편 축소와 경기 침체, 탄핵 정국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감소세는 2월에도 이어졌다. 제주도관광협회와 여행업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44만 6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만 8498명보다 18.2% 줄었다. 이 추세라면 1월에 이어 2월도 월간 관광객 수가 100만명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의 월 관광객 수가 100만 명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이후 처음이다.
한편, 국내 골퍼들마저 제주도를 버리고 해외로 뜨고 있다. 이에 고질적인 제주의 바가지 부메랑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이었던 2021년 289만 8742명으로 300만 명에 육박했던 도내 골프 인구가 최근 3년간 감소세를 보이며 작년 말 기준 234만명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는 이 같은 관광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1750만 명)까지 지속 증가했던 관광객 수가 엔데믹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것은 한국 관광 시장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계엄 사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구매력 저하 등이 겹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는 관광객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이미 높은 방문객이 다시 찾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2019년 58.3%에서 2023년 56.1%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