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공개... 베일 벗은 비밀의 벚꽃길

2025-02-19 09:14

add remove print link

1968년 김신조 사건 후 폐쇄
안전펜스 등 새단장 마무리

1968년 북한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폐쇄됐던 창원시 진해구 웅동수원지 벚꽃 군락지가 57년 만에 일반에 개방된다. 창원시는 다음달부터 이곳을 개방해 제63회 진해군항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57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진해 웅동수원지 벚나무 군락지.    / 한국관광공사 제공
57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진해 웅동수원지 벚나무 군락지. / 한국관광공사 제공

창원시는 웅동수원지를 진해 동부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2021년 8월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및 지역 주민들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총 8억 원을 투입해 본격적인 개방 사업을 추진했으며, 2022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을 통해 벚꽃 군락지를 따라 약 2km 길이의 산책로를 조성하고, 방문객 편의를 위한 화장실과 포토존을 설치했다. 개방 면적은 2만 5000㎡에 달하며, 방문객들은 김달진문학관 등 소사마을 인근 주차장을 이용한 뒤 10~15분 정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57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진해 웅동수원지 벚나무 군락지. / 한국관광공사 제공
57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진해 웅동수원지 벚나무 군락지. / 한국관광공사 제공

시는 우선적으로 올해 3~4월 군항제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개방한 뒤, 지속적인 관리와 추가 사업을 통해 웅동수원지를 진해 동부권 대표 관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여좌천과 경화역 등 기존 벚꽃 명소와 달리, 웅동수원지는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은 수령 70년 이상 된 벚나무 500그루가 모여 있는 지역 최초의 벚꽃 군락지로, 오랜 세월 동안 자연스러운 숲을 형성해왔다. 창원시는 진해구 13개 모든 동에 관광 명소를 발굴해 군항제 기간 동안 진해 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현섭 진해구청장은 “다른 벚꽃 명소와 비교했을 때 경관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군락을 이루고 있어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이 크다”며 “해군 및 지역 주민들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보강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웅동수원지는 해방 이후 해군의 용수 공급을 위한 군사시설로 지정됐으나, 둑 근처 벚꽃 군락지는 지역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돼 왔다.

그러나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 이후 군사적 이유로 완전히 폐쇄됐다. 이번 개방을 통해 오랜 시간 닫혀 있던 공간이 다시 시민들에게 돌아오게 됐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