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이 약물', 임신 중 복용하면 아이 ADHD 위험 높아진다
2025-02-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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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임산부의 약 41~70%가 복용 중인 '저위험 약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아이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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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Nature Mental Health'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열을 내리는 데 사용되는 의약품 성분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주요 약물로는 '타이레놀'이 있다.
해당 약물은 임신 중에도 사용 가능한 약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는 '저위험 약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임산부의 약 41~70%가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도 임신 중 복용이 ADHD나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신경발달 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했다. 다만,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자가 보고에 의존해 분자적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워싱턴대 연구팀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아이의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먼저 테네시주 멤피스의 출생 코호트인 'CANDLE'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모자 307쌍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 다음 비표적 대사체학(질량 분석(MS)기술을 이용하는 포괄적인 대사체 프로파일링)을 이용해 산모의 혈장에서 아세트아미노펜 대사산물을 확인하고, 이것이 소아 ADHD 진단과 태반 유전자 발현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모 혈장 샘플의 20.2%에서 아세트아미노펜 대사산물이 검출됐다.
모친의 혈장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이 검출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ADHD를 진단받을 가능성이 3.1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아의 경우 ADHD 발병 가능성이 6.1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소아 ADHD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적 경로를 찾기 위해 174개의 태반 유전자를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이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면역글로불린 중쇄 상수 감마 1(IGHG1)'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IGHG1 발현 증가는 ADHD 진단과 통계적으로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소아 ADHD 발병 간 연관성을 확인한 이전 연구들의 편향 우려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메커니즘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