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일 '단전·단수' 지시 의혹…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
2025-02-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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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와 관련해 자택 및 집무실 압수수색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 단수 지시한 의혹 받는 이상민 장관
경찰이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18일 오전부터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 전 장관의 자택과 서울·세종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이 전 장관이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특별수사단은 허석곤 소방청장과 이영팔 소방청 차장의 집무실도 함께 압수수색하며 서류와 전산 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당시 허 소방청장에게 "밤 12시쯤 A신문, B신문, C방송사, D방송사, E여론조사 기관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소방청 차장은 오후 11시 40분경 서울소방재난본부 본부장에게 전화해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하라"고 요청했으며, 소방청장은 10분 뒤인 오후 11시 50분쯤 경찰청으로부터 협조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장관은 지난 1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해 "대통령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다. 그 쪽지 중에는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서도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공수처로부터 허 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이 전 장관과 허 청장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단전·단수 지시 대상으로 지목된 언론사에는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