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1위는…일본서 사상 최대치 기록하더니 최근 한국까지 무섭게 덮치고 있는 성병

2025-02-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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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내 매독 환자 수 2786명, 2014년보다 2.7배 증가한 수치

지난해 국내 매독 환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감염 확산세에 관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광객과 많은 시민이 서울 시내 번화가를 걸어 다니고 있다. / nunawwoofy-shutterstock.com
관광객과 많은 시민이 서울 시내 번화가를 걸어 다니고 있다. / nunawwoofy-shutterstock.com

최근 국내에서 매독 감염 환자가 이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매독 환자 수는 27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의 1015명에 비해 약 2.7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20년 330명, 2021년 339명, 2022년 401명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던 환자 수가 2023년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역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도 매독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매독 감염 건수가 20만 7255건을 기록하며 195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에서도 2022년 감염자 수가 1만 3000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명 데이팅앱들 / Tada Images-shutterstock.com
유명 데이팅앱들 / Tada Images-shutterstock.com

국내에서 매독 환자가 급증한 이유로는 여러 요인이 지목된다. 먼저 성문화의 변화와 데이팅 앱 사용 증가로 인해 익명성과 즉흥적인 성 접촉이 증가하면서 감염 위험이 커졌다. 해외여행 증가와 외국인 유입이 많아지면서 해외에서 감염된 후 국내로 전파되는 사례의 증가도 이유로 지목된다. 또 매독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점도 감염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방과 조기 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매독을 가볍게 여기고 있어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성 매개 감염병으로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임신 중인 여성의 경우 태아에게 수직 감염될 위험도 있다. 매독은 진행 단계에 따라 1기, 2기, 3기로 구분된다. 1기 매독은 감염 후 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통증 없는 궤양이 성기, 질, 항문, 직장 등에 발생하며 자연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 2기 매독은 몇 주 후 전신에 가려움 없는 발진, 발열, 인후통,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3기 매독은 수년에서 수십 년 후에 발생하며 신경계와 내부 장기를 침범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는 신경매독, 심혈관매독, 후천성 신경 장애 등이 있다. 신경매독은 뇌와 척수를 침범하여 기억력 저하, 정신 착란, 마비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매독은 대동맥을 침범해 동맥류나 심장 판막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한 감각 저하, 시력 저하 및 실명과 같은 합병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런 합병증들은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역사적으로 매독에 걸려 사망한 유명인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의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가 있으며 그는 매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유명 작가 오스카 와일드 역시 매독에 걸려 건강이 악화해 46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도 매독으로 인한 신경 손상으로 정신적 장애를 겪다가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과거 일부 문인과 예술가들이 매독 감염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이는 당시 위생 관념 부족과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웠던 환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독 2기에 걸린 남성의 손바닥 / TisforThan-shutterstock.com
매독 2기에 걸린 남성의 손바닥 / TisforThan-shutterstock.com

매독의 치료는 주로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를 사용하며 치료 시기에 따라 완치 기간이 달라진다. 1기와 2기 매독의 경우 단일 용량의 근육 주사로 치료가 가능하며 3기 매독이나 신경계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2주 이상 지속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독 예방을 위해서는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고 익명 또는 즉석 만남의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성병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고 감염 시 성 파트너에게도 알려 함께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유튜브, 서울대병원tv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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