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사슴떼가 아파트 단지에서... 전남 순천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 (영상)

2025-02-18 09:10

add remove print link

4마리가 번식해 현재 70여마리로...

전남 순천시의 한 아파트단지에 출몰한 사슴떼. /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전남 순천시의 한 아파트단지에 출몰한 사슴떼. /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전남 순천시의 아파트 단지 안팎에 뿔이 달린 야생 사슴이 떼로 출몰하고 있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사슴들을 반기는 주민도 있다.

JTBC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순천시 용당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봉화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사슴이 산책로와 공원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전남 순천시의 아파트 단지 안팎에 뿔이 달린 야생 사슴이 떼로 출몰하고 있다. / JTBC 뉴스

봉화산 일대에 사슴이 많아진 것은 20여 년 전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사슴 네 마리가 번식했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현재 약 70마리까지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민 김 모 씨는 10년 전에는 가끔 한두 마리가 목격됐는데 이제는 번식해서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사슴들이 도심까지 내려오는 이유는 먹이를 찾기 위해서다. 일부 주민이 가꾸는 텃밭에서는 배추가 뜯긴 흔적이 발견됐다. 텃밭 주인 고 모 씨는 틈만 있으면 사슴이 들어온다고 했다. 멧돼지도 한 마리 있다면서 사슴과 싸우진 않는다고 전했다.

사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주민은 "눈망울이 선해 보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주민은 "도심 속에서 사슴과 함께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사슴을 신기해하며 대체로 반기고 있다. 4세 윤 모 군은 "산에서 사슴을 본 적 있다. 뿔이 엄청 크고 네 마리였다"고 말했다. 6세 손 모 양은 "산타할아버지가 타고 다니는 루돌프 사슴이 아니라 코가 검은색이었다"고 말하며 사슴 목격담을 전했다. 주민 윤모 씨는 "동화책에서 보던 동물을 실제로 보니 느낌이 다르다"며 흥미로워했다.

다만 봉화산 근처에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어린이집도 있는 까닭에 일부 주민은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개체 수 증가로 인해 불편을 겪는 주민도 있다.

차인환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박사는 "사슴의 번식기는 9월에서 11월 사이로, 이 시기에는 뿔을 이용해 영역 싸움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슴은 공격성이 적은 동물로 알려졌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시 광교산에서 사슴의 뿔에 시민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슴은 포획할 수 없다. 멧돼지와 달리 현행법상 가축으로 분류돼 있기에 전문 사냥꾼이 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순천시는 환경부에 사슴을 법정 관리 동물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한 상태다.

순천시청 동물자원과 관계자는 "법정 관리가 되면 포획 후 중성화 수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관계자는 "야생동물 보호와 생명·재산 피해 방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JTBC는 야생 사슴이 도심에 정착하면서 불안과 반가움이 교차하고 있다면서 사람과 사슴이 공존할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