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서 한국만 회로 먹는다... 결혼식장 뷔페 단골음식인 이 생선회의 정체

2025-02-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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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탁 점령한 대표적인 외래종 수산물 여섯 가지

틸라피아는 주로 예식장이나 출장뷔페의 회 코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틸라피아는 주로 예식장이나 출장뷔페의 회 코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한국인의 식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산물 중 상당수가 사실은 외래종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씨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서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한 대표적인 외래종 수산물 여섯 가지를 소개했다.

김씨에 따르면 한국인의 식탁에 오르는 수산물은 420여 종이 넘는다. 김씨는 이 중에서 과거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대표적인 외래종 수산물 6종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외래종 중 하나가 이제는 '국민 새우'가 된 흰다리새우다. 약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유통조차 되지 않았던 흰다리새우는 중남미가 원산지다. 멕시코만과 페루 북쪽 해역에 서식하던 이 새우는 1973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양식에 성공한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2001년 대만을 시작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흰다리새우 양식을 도입했다. 현재는 전 세계 새우 양식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기존에 대하를 양식하던 양식어가들이 흰다리새우로 양식 대상을 전환했다. 대하 양식에서 문제가 됐던 흰점바이러스에 강하고 번식력과 성장 속도가 빠른 흰다리새우의 장점 때문이었다. 양식 기술의 발달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가격도 저렴해져 이제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수산물이 됐다.

두 번째 외래종은 오만둥이다. 미더덕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오독오독한 식감이 특징인 오만둥이는 미더덕보다 생산량이 많고 사시사철 판매된다. 지역에 따라 만둥이, 만디, 오만득이, 오만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식당에서는 종종 미더덕으로 잘못 표기되기도 한다.

미더덕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진 오만둥이는 외래종이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미더덕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진 오만둥이는 외래종이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미더덕이 바닷물과 체액을 포함하고 있어 씹으면 뜨거운 데 반해 오만둥이는 수분이 적어 씹으면 딱딱하면서도 오독오독한 식감을 자랑한다. 향은 미더덕만 못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구매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오만둥이는 원래 미국 동부해안과 멕시코만, 카리브해에 서식하던 생물이다. 1950년 이후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대형 선박의 평형수에 실려 전 세계로 퍼졌다. 양식장 그물에 붙어 바닷물 흐름을 방해하고 양식 수산물의 폐사를 유발하는 해적생물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 번째는 무지개송어다. 화천 산천어축제나 평창송어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송어의 대부분이 사실은 북미 원산의 무지개송어다. 1960년대에 배스와 함께 국민 식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는 한국의 강과 하천, 호수에서도 자생하며 양식을 통해 회와 매운탕 등으로 즐기는 대표적인 민물고기가 됐다.

외래종인 무지개송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외래종인 무지개송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네 번째는 틸라피아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역돔으로도 불리는 틸라피아는 아프리카 동남부가 원산지다. 참돔 등 돔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물고기다. 1955년경 태국이 식용으로 도입한 것을 한국이 수입해 육상 양식을 시작했다. 적응력과 번식력이 뛰어나 현재는 한국 남부 지방의 강과 하천에서도 서식하는 생태교란종이 됐다. 더러운 하천에도 서식할 정도로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틸라피아는 주로 예식장이나 출장뷔페의 회 코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대부분 대만산 양식 틸라피아다. 냉동육을 수입해 녹여서 회로 판다. 해동 직후 바로 팔면 선홍색을 띄지만 녹인 걸 다시 얼린 후 녹이거나 오래 두면 갈변한다. 한때 위생 문제와 대장균 검출로 논란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틸라피아를 회로 먹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다섯 번째는 톱날꽃게다. 부산에서는 '청게'로 알려진 이 게는 해외에서 맹그로브크랩, 머드크랩 등으로 불린다. 낙동강 하구를 비롯해 남해안, 제주도, 신안, 목포 등지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점차 북상하는 추세다.

마지막은 지중해담치다. 흔히 홍합으로 불리는 이 조개는 지중해와 서유럽 바다가 원산지다. 대형 선박의 평형수를 통해 한국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뛰어난 환경 적응력과 번식력으로 토종 참담치를 밀어내고 우점종이 됐다. 현재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홍합이 양식된 지중해담치다.

외래종 중 일부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으로 국민의 수산물 소비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전에 없었는데 어느새 우리식탁을 점령한 외래종 수산물 TOP6'란 제목으로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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