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배우 김새론은 누구?... 유달리 어두운 배역 많았던 아역 출신 연기파

김새론은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아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2001년 잡지 '앙팡' 표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2009년 영화 '여행자'를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했다. 100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극을 이끌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김새론은 '여행자'로 칸 영화제 공식 부문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는 대한민국 최연소 칸 영화제 초청 배우란 기록을 세웠다.

김새론은 이듬해인 2010년 원빈이 주연을 맡은 영화 '아저씨'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아저씨’는 62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다. 단 두 편의 영화로 김새론은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후 '도희야'를 통해 다시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이로써 만 15세도 되지 않은 나이에 두 차례나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김새론은 2015년부터 MBC '쇼! 음악중심'의 MC로 활동하면서 연기 외적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영화 '이웃사람'에서 1인 2역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바비'에서 소녀 가장 역할을 맡아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여왕의 교실'에서 ‘엄친딸’ 김서현 역을 맡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며, '만신'에서는 무속인 김금화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청각장애인을 연기한 '맨홀'에서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극찬을 받았고, KBS 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에서는 발랄한 천사 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김새론은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그의 출연작 중 상당수가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분위기가 어둡다. 납치, 학대, 폭력 등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을 많이 맡았다. '아저씨'에선 마약 조직에 납치돼 신체 장기 적출의 위험에 처한 역할을, '이웃사람'에서는 연쇄살인범에게 희생된 인물을, '바비'에서는 장기매매업자에게 팔려갈 위기에 놓인 소녀를 연기했다. 이들 배역은 김새론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결합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없이 빛날 듯했던 김새론의 연예 경력은 2022년 음주운전 사고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SBS TV '트롤리' 첫 촬영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김새론은 대중의 시선을 견디며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소속사와의 재계약도 불발됐다. 불미스러운 일을 벌이기 전에 촬영해 2023년 6월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선 김새론 출연 분량이 대부분 편집됐다.

김새론은 지난해 4월 연극 '동치미'로 복귀를 시도했으나 비판이 거세 무산됐다. 지난해 8월 이아이브라더스 '비터 스위트'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연예게 복귀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1월엔 영화 '기타맨'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연기 복귀를 예고했다.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었던 '기타맨'은 김새론의 유작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새론은 이날 오후 4시 54분쯤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쓰러진 김새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그의 지인이었다. 범죄 혐의점은 없다. 경찰은 유서 유무 및 사망 경위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