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은 술 마시지 마라…"간 질환 위험 2배 높아"
2025-02-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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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육은 암 위험을 위한 담배와 같은 범주에 속해"
뱃살, 당뇨병, 고혈압 등의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음주를 하면 간 질환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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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임상 소화기학과 간학'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USC 켁 의대의 브라이언 리 교수는 간 "간 질환에 걸리기 쉬운 고위험군을 식별해주며 기존 건강 문제가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영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라며 "만성 질환을 앓는 과음자들의 간 손상 위험이 가장 높은 이유를 알코올과 간의 지방축적이란 이중타격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만과 대사 위험의 주요 지표로 여성의 허리둘레가 35인치 이상, 남성의 허리둘레가 40인치 이상일 때 간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3명 중 1명 이상이 당뇨병 전단계에 있다. 또한, 미국인의 40%가 비만이다.
논문을 검토한 콜로라도주 덴버의 미국유대인건강 병원의 앤드류 프리먼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사실이지만 예를 들어 당뇨병이 발생하기 전에 일반적으로 지방간이 먼저 생긴다"며 "이는 당 조절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혈당이 있을 때 간은 지방을 저장하여 당의 일부를 제거하고, 과도한 지방이 간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과음을 하는 2200명을 포함한 약 4만1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과음 기준은 여성의 경우 하루 20g 이상, 남성은 하루 30g 이상의 알코올 섭취로 정했다. 이는 CDC 기준으로 보통의 음주량에 해당한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마시는 술의 양을 과소평가한다. 이에 대해 프리먼 박사는 "식당에서 와인 한 잔을 시켰을 때 140g가량의 와인이 너무 적다고 느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큰 스포츠 이벤트 기간 동안 사람들은 핫도그, 소시지, 베이컨, 페퍼로니, 햄과 같은 음식을 먹게 되는데, 이러한 가공육은 암 위험을 위한 담배와 같은 범주에 속한다"며 "이 같은 고도로 가공된 고지방 고당 식품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그 다음에는 과도한 혈당과 지방간이 발생하는데, 그 위에 술을 마시면 위험이 증폭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알코올은 간세포를 손상시켜 염증과 흉터를 유발하며, 시간이 지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리 교수는 "우리는 알코올이 간에 독성이 있으며 모든 과음자들이 진행성 간 질환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지난 1월 비벡 머시 전 미국 의무총감(SG)은 알코올과 암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발표했다.
그는 "미국에서 매년 알코올로 인한 암 사망자 숫자는 2만명으로 연간 음주교통사고 사망자 숫자인 1만 3500명보다 많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암연구소의 2019년 설문조사에서 알코올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믿는 미국인은 4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