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아버지 열정·젊음 바친 민주당서 정치해야”…깊은 인연 공개

2025-02-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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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영자총회 특강에서 유년시절 민주당원 '아버지' 회상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광주경영자총회에서 특강을 진행하며 아버지를 회상했다. 그는 정계 입문을 고민할 당시 어머니가 했던 말을 전하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광주경영자총협회 특강에서 현 정국방향과 추경 편성, 민생회복지원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광주경영자총협회 특강에서 현 정국방향과 추경 편성, 민생회복지원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이날 강연 중 빛이 바래고 찢어진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아버지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옛 서류를 정리하다가 아버지의 일기를 발견했다. 날짜는 단기 4293년, 즉 1960년 3월 11일이었다"라며 당시 일기 내용을 소개했다.

김 지사는 "1958년 4대 국회의원 선거 때 아버지가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었다"며 "하루에 일곱, 여덟 군데를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돈도, 빽도, 권력도 없는 민주당 후보가 안쓰럽지 않냐. 꼭 좀 찍어달라'고 간절히 호소하셨다고 한다. 비가 와도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셨다"며 아버지의 열정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자유당이 장악한 충청북도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주 '열혈 민주당원'이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헌신 덕분이었을까. 기적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국회의원이 된 그는 서울로 떠나기 전 김 지사의 아버지 손을 붙잡고 "정말 고생 많았다. 평생 잊지 않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김동연 지사, 한국신탁은행 수험표 사진. / 경기도 제공
김동연 지사, 한국신탁은행 수험표 사진. / 경기도 제공

그러나 기쁨도 잠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국회의원이 불과 서너 달 만에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 지사는 "아버지의 일기에는 그때의 배신감과 분노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라는 애통함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정계 입문을 고민할 당시 어머니가 해준 말을 공개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네가) 정치를 안 하면 좋겠지만, 하려거든 민주당으로 가야지. 아버지가 그렇게 열정과 젊음을 바쳤는데'라고 하시더라"며 가문의 민주당과의 깊은 인연을 전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편, 김 지사는 열혈 민주당원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이 생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결국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으로 이사했으며, 이후 판잣집이 철거되면서 경기도 광주대단지로 강제 이주됐다. 허허벌판에서 천막을 치고 생활하던 그는 덕수상고 3학년 재학 중 은행에 취직하며 생계를 이어갔다고 전해졌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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