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위해 도입했지만… 갈 곳 잃은 종이빨대, 언제까지 이어지나?
2025-02-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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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실효성 재검토할 방침
일본 스타벅스 플라스틱 빨대 '복귀'
정부가 플라스틱 빨대 규제 실효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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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정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의 환경전주기평가(LCA)에 착수할 계획이다. LCA는 제품이 생산, 소비, 폐기 등 전 주기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평가 기법이다.
환경부는 LCA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규제 실효성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플라스틱 관련 규제 상황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또 정부와 종이 빨대 사용 협약을 맺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사용 실적 등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의견을 수렴한다.
종이빨대에 대한 친환경성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실제로 종이 빨대의 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 빨대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2020년 종이 빨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 빨대의 5.5배라고 분석했다. 물론 종이가 여전히 플라스틱 대비 분해 측면에서는 환경성이 높다는 반론도 있다.
이에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건설환경융합공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일회용 빨대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게 맞다”라면서도 “다만 재활용을 전제로 LCA를 하면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환경부는 앞서 2022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제도 시행 직전인 2023년 11월 백지화됐다. 빨대가 흐물흐물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코팅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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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빨대를 도입했던 해외 주요국과 기업들도 잇달아 플라스틱 빨대를 다시 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연방 정부의 종이 빨대 조달 및 사용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종이 빨대 구매를 중단하고, 청사 내에서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전국 차원에서 종이 빨대 사용을 종료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45일 만에 개발하라고도 지시했다.
지난달 9일 일본 스타벅스는 5년 만에 플라스틱 빨대 복귀를 선언했다.
이날 스타벅스 일본법인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의 32개 스타벅스 매장을 시작으로 오는 3월까지 일본 전역에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가 도입된다. 4월 초까지는 프라푸치노 음료용 두꺼운 빨대까지 도입을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