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와 찰떡… 식당가면 기다림 없이 바로 나오는 '국민 음식'

2025-02-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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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한국인의 식탁을 지켜온 '국민 음식'
따뜻한 국물과 함께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국밥'

오랜 세월 한국인의 식탁을 지켜온 국민 음식이 있다. 따뜻한 국물과 함께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긴 이동이나 고된 노동 뒤 허기를 달래기에 좋았다. 조리가 간편하고, 제공이 빨라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와도 잘 맞았다. 장터, 주막, 시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국밥을 끓이는 모습. / POP-THAILAND-shutterstock.com
국밥을 끓이는 모습. / POP-THAILAND-shutterstock.com

국민 음식의 정체는 '국밥'이다. 국밥은 국물과 밥을 한 그릇에 담아 함께 먹는 한국 음식이다. 아래에서 국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 국밥과 속도전

손자병법 '작전' 편에는 "전쟁은 속전속결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전쟁이 길어지면 나라에 손실이 커지고, 물자와 자원이 고갈돼 백성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의미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빠른 준비와 제공이 중요한데, 국밥이 여기에 속한다.

국밥은 우리 문화에 깊이 자리한 '빨리빨리'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다. 손님이 오면 국을 한소끔 끓여 밥을 말아 내거나, 따로 담아 서빙하면 된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불만이 생기기 마련인데, 국밥은 그 점에서 최적화된 음식이다.

국밥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국밥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 국밥의 조리법과 특징

국밥의 조리법은 조선 말엽 '규곤요람'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는 쇠고기와 간장을 졸여 밥 위에 얹는 방식이었고, 주로 맑은장국이 사용됐다. 국밥 조리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양지머리와 사골을 끓여 국물을 내고, 차갑게 식혀 기름을 걷어낸다.

2. 고기 600g에 물 2.2리터를 넣고, 끓여 2리터 정도가 되면 적당하다.

3.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후추를 약간 넣는다.

4. 센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오래 끓인다.

5. 뜨거운 국물에 밥을 말고, 얇게 썬 고기를 얹어 완성한다.

◈ 국밥의 종류

국밥은 지역과 재료에 따라 여러 형태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세 가지 국밥을 살펴보자.

국밥 자료 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국밥 자료 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1. 장터국밥

1920년대부터 전국의 읍·면 소재지에는 상설시장과 오일장이 자리 잡았다. 장이 서는 날이면 국밥집이 문을 열었고, 시장을 찾은 이들은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했다.

장터국밥은 미리 밥과 국을 한데 말아 둔 형태다. 쇠고기와 무를 넣고 푹 끓여 고사리, 콩나물, 시래기, 우거지 등을 고명으로 올려 완성한다.

쇠고기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와 기력이 필요한 성인, 노인에게 좋은 식품이다. 철분이 많아 임산부에게도 좋다.

2. 돼지국밥

돼지 뼈를 우려낸 육수에 돼지고기 편육과 밥을 넣어 먹는 국밥이다. 전쟁 피난길에서 돼지 부속물을 이용해 끓였다는 설이 있다. 부산, 대구, 밀양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했다.

돼지국밥은 부추와 여러 양념을 곁들여 먹는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새우젓 등을 섞어 간을 맞춘다. 돼지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소화가 쉬워 체력 보강에 효과적이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있어 혈관 건강에도 좋다.

유튜브 '성시경 SUNG SI KYUNG'

3. 순대국밥

돼지 뼈 국물에 순대를 넣어 끓이는 국밥이다. 순대 외에도 간, 염통, 머릿고기가 들어간다. 순대는 지역별로 다르게 만들어진다. 평안도·함경도의 아바이순대, 강원의 오징어순대, 충청도의 병천순대가 유명하다.

순대는 숙주, 배추, 두부, 돼지고기 등을 버무려 돼지 곱창에 넣어 만든다. 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에는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회복기 환자에게 좋은 영양식이다.

◈ 한국인의 소울푸드

국밥은 오랜 시간 서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왔다. 외식 문화가 발달하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지금까지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뜨거운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국밥. 이보다 더 한국적인 음식이 있을까.

국밥 자료 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국밥 자료 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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