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걱정 중…경기 직전 갑작스레 기권한 '유망주' 한국 대표팀 선수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기대주 김현겸(한광고)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프리스케이팅 출전을 포기했다. 경기 직전까지 출전 의지를 보였던 김현겸이었으나 갑작스레 전해진 기권 소식에 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김현겸의 갑작스러운 기권 이유는 부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빙상계 관계자는 이날 "김현겸이 쇼트프로그램 도중 발목을 다쳤고, 부상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프리스케이팅 출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김현겸은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두 차례 넘어지는 난조를 보이며 58.22점으로 10위에 머물렀다. 경기 도중 두 번째 점프 착지에서 넘어졌을 때 발목을 부여잡는 모습이 포착되며 우려를 낳았다.

경기 직후에는 "아까는 아팠지만 지금은 괜찮다"며 프리스케이팅 출전 의지를 내비쳤으나, 이후 통증이 지속됐고 결국 내부 조율 끝에 기권을 결정했다.

김현겸은 지난해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에서 남자 싱글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피겨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나이에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꾸준한 성장과 성실함으로 국내 피겨 톱클래스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일곱 살에 피겨를 시작한 그는 기복 없이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왔다. "처음에는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미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해마다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할 정도로 긍정적인 성격이 김현겸의 강점이다. 2022~2023시즌에는 트리플 악셀을, 2023~2024시즌에는 쿼드러플 토루프를 완성하며 단숨에 국내 피겨계 주목을 받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었다. 당시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그쳤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 없이 연기를 펼치며 147.45점을 기록, 역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쇼트에서 큰 실수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마음이 편했다. '실수 없이 타자'는 생각만 했는데, 그 덕분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할 기회였지만, 부상이라는 변수로 출전을 포기하게 됐다. 피겨 특성상 발목 부상이 선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회복 과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간판 차준환(고려대)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출전한다. 차준환은 13일 오후 6시 30분 대회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지난 11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58점, 예술점수(PCS) 43.51점을 합해 94.09점을 기록,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103.81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싱글에서 메달을 딴 사례는 없었다. 그동안 한국 피겨는 1999년 강원 대회에서 아이스댄스 양태화-이천군 조가 동메달을,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을,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였다.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낼 경우 한국 피겨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전망이다. 그의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