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드는 칼 있냐” 대전 살해 교사, 사건 당일 학교서 무단외출한 뒤 마트 간 이유

2025-02-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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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끝날 무렵 무단외출해 마트 들른 뒤 복귀해

대전 초등학생을 살해한 교사가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구입하면서 마트 점원에게 태연하게 잘 드는 칼이 있는지 물어본 사실이 확인됐다.

대전 초등학생 김하늘 양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2일 오전, 하늘이가 있었던 돌봄교실인 2학년 3반 교실의 불이 켜져 있다. 경찰은 이날 학교 동의를 구해 학교에서 수사 관련 자료 등을 수집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전 초등학생 김하늘 양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2일 오전, 하늘이가 있었던 돌봄교실인 2학년 3반 교실의 불이 켜져 있다. 경찰은 이날 학교 동의를 구해 학교에서 수사 관련 자료 등을 수집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은 김하늘 양을 살해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 명 모 씨가 범행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 한 주방용품점에서 점원에게 "잘 드는 칼이 있느냐"라고 물어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연합뉴스가 13일 보도했다.

이에 점원이 칼 용도를 묻자 명 씨는 '주방에서 사용할 용도'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당일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동료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라고 말한 뒤 무단외출해 흉기를 구입하고 학교에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이 명 씨의 100% 계획범죄를 주장하는 가운데 이같은 진술이 확보돼 경찰은 계획범죄 입증에 해당 진술을 중요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명 씨가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전직 일선 경찰서 형사과장 출신 A씨는 "칼을 구입할 목적 자체가 일단 범행을 시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인데 교사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범행을 더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으로 계획적인 범죄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그러면서 "날카로운 칼을 찾았다는 것은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범행 도구를 구입했다는 것으로, 심신미약 상태나 정신 이상에 의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사리 분별이 충분히 가능한 사람의 범죄라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 커튼이 처져 있다. / 연합뉴스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 커튼이 처져 있다. / 연합뉴스

앞서 지난 10일 오후 5시 30분께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 양이 명 씨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부검을 진행한 결과 김 양의 정확한 사인은 '다발성 예기 손상'이었다. 명 씨는 김 양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뒤 자신도 자해해 다친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수술에 들어가기 전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고 수술을 마친 뒤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중환자실에 있어 당장 퇴원은 어려운 상태다.

명 씨는 사건 당일 돌봄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마지막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책을 준다며 김 양을 시청각실로 데려가 목을 조르고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명 씨의 주거지와 차량, 휴대폰 등을 압수수색 했다. 현재 경찰은 명 씨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벌이고 있다. 또 학교 측 동의를 얻어 가해 교사의 PC와 비품 등도 제출받아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등 범행 동기를 알아낼 방침이다.

또한 2018년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다는 명 씨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병원 진료 기록도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초 명 씨에 대해 6개월 질병 휴직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의사는 불과 3주 만에 소견을 뒤집고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명 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심의위원회 개최 문제도 유족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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