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세계 소비량 3위인 최고급 생선... '1마리에 1000만원' 괴물급 잡혔다

2025-02-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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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g만 넘어가도 고래급으로 평가받는 최고급 식재료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잡힌 초대형 참다랑어 /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잡힌 초대형 참다랑어 /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보기 드문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잡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일 영덕군에 따르면 24t 어선 A호가 지난 11일 오전 3시께 영덕 강구면 삼사리 1.2㎞ 앞바다에서 정치망 어장을 확인하던 중 그물에서 길이 1.6m에 무게가 314㎏나 되는 참다랑어 한 마리를 잡았다.

이 참다랑어는 이날 오전 영덕 강구수협에서 1050만원에 거래됐다.

어업인들에 따르면 경북 앞바다에서 참다랑어가 종종 잡히지만 대부분 10㎏ 안팎의 소형이라고 전했다.

참다랑어는 금어기는 없지만 매년 잡을 수 있는 한도(쿼터)가 정해져 있다. 2025~2026년 한국의 참다랑어 연간 어획한도가 1219톤이다. 이전 쿼터(748톤)보다 63%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어민들은 잡을 수 있는 쿼터가 워낙 적어 조업 중 잡은 참다랑어를 대부분 현장에서 다시 방류하는 실정이다.

쿼터를 정하는 곳은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다.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는 중서부태평양 참치자원의 장기적 보존과 지속적 이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역수산관리기구 중의 하나다. 사무국은 미크로네시아 폰페이에 위치하고 있다. '중서부태평양 고도회유성어족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협약' 제9조에 따라 2004년 6월 19일 설립됐다. 대한민국은 2004년 11월 25일 가입했다.

참다랑어 100㎏만 넘어도 대형으로 취급받는다. 고래의 일종인 상괭이의 무게도 100kg이 넘지 않는다. 한 어업인은 "연안에서 300㎏ 이상의 참다랑어가 잡힌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참다랑어는 고등어과 참다랑어속에 속하는 어류의 총칭이다. 다랑어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종이다. 보통 참치라고 하면 이 참다랑어를 가리킨다. '바다 생선의 왕', '바다의 귀족', '바다의 포르쉐'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참치 해체 시연 장면. / 뉴스1 자료사진
참치 해체 시연 장면. / 뉴스1 자료사진

1999년 서식지에 따라 대서양참다랑어, 남방참다랑어, 북방참다랑어 3종으로 재분류됐다. 이중 대서양참다랑어가 가장 크게 자라며, 횟감으로는 북방참다랑어를 최고로 친다. 대한민국에서 양식하는 참다랑어의 종은 북방참다랑어다. 태평양 일대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해역을 거쳐가기도 하며 일부 개체는 대한민국 동해, 남해, 제주도 해역 부근에 서식하기도 한다.

참다랑어의 무게 세계 기록은 1979년 10월 26일에 캐나다 노바스코샤에서 포획된 대서양참다랑어가 세웠다. 무려 679kg짜리였다.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참다랑어는 일정한 서식지를 두지 않고 주기적으로 이동생활을 하는 원양어류다. 태평양의 온대, 열대 바다에서 볼 수 있으며, 다른 다랑어보다 수온이 낮은 지역에서도 잘 버틴다. 봄과 여름에는 동해를 거쳐 쿠릴 열도와 사할린까지 북상하며, 가을이 되면 다시 남하해 이동한다.

수십여 마리씩 큰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유영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평균 시속이 70~90km 정도에 이른다. 바다의 거의 최상위 포식자다. 작은 물고기나 두족류, 갑각류 등을 섭취하는 육식성 물고기다. 낮에는 거의 온종일 먹이 사냥에 집중하지만 밤에는 먹이 사냥을 하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아가미 구조가 움직여야만 산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라 헤엄치지 않으면 그대로 질식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죽을 때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헤엄쳐야 한다. 잘 때도 헤엄치며 자야 한다.

봄에서 여름 사이에 번식을 하며, 알은 약 1000만 개쯤 낳는다. 알은 수면 가까이 부유하다가 부화한다. 새끼가 완전히 성숙하는 데까지 약 4, 5년 정도가 걸린다. 성체의 최대 수명은 15년에서 26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영덕지역 정치망 어업인들이 2022년 8월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참치 어획량 쿼터 폐지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당시 어업인들은 매년 참치 쿼터 소진으로 정치망(그물)에 포획된 참다랑어를 판매하지 못하고 바다에 버리는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 뉴스1
경북 영덕지역 정치망 어업인들이 2022년 8월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참치 어획량 쿼터 폐지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당시 어업인들은 매년 참치 쿼터 소진으로 정치망(그물)에 포획된 참다랑어를 판매하지 못하고 바다에 버리는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 뉴스1

2021년쯤부터 수온 상승으로 인해 동해에서 참다랑어 어획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여름이나 초가을에 동해안 어시장에 가면 생참치를 맛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대한민국은 2015년 세계 두 번째로 참다랑어 양식에 성공했다. 2018년 6월에는 국내 양식 성공 및 첫 출하에도 성공했다. 단순한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상업양식에 성공했기 때문에, 어획량에 휘둘리던 기존과는 달리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할 수 있게 됐고, 내수 및 수출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한민국에서 일식붐이 일어난 것과 냉동참치 해동법, 양식 등으로 일본 못지않은 양질의 참다랑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청새치나 가다랑어, 지금은 식용이 금지된 기름치 등이 다랑어로 둔갑되는 일이 잦았고, 고급 참치집에서도 눈다랑어를 주로 취급했는데, 참다랑어 양식의 활성화로 인해 양식 참다랑어가 들어오는 추세다.

완전히 성장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편의성을 위해 그물을 이용한 대량 포획을 하다 보니 포획률이 번식률을 크게 뛰어넘어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2012년의 참다랑어 포획률이 1960년도에 비해 약 80%나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IUCN 적색 목록에서 취약(VU)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후 준위협으로 등급이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의 참다랑어 소비량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일본, 2위가 스시 붐이 일어난 미국, 3위가 한국이다. 현재도 큰 변화가 없다고 한다. 의외로 중국은 흰살생선을 주로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서 참치 소비량이 낮은 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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