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약 듣지 않는 환자…뇌파 검사해보니 '이렇게' 달랐다
2025-02-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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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
우울증 환자 중 약 30%는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기존 치료법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고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은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겪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KieferPix-shutterstock.com](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3/img_20250213102437_254c4e82.webp)
지난 6일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울증 환자의 뇌파(EEG)를 분석해 뇌 신경망 기능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개제됐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367명과 건강한 성인 131명의 뇌파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주의력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연결성이 약하고, 감정 조절 및 보상 회로 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할을 하는 후대상피질의 활성도가 과도한 특징을 보였다.
후대상피질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으로, 과도한 활성은 반복적인 부정적 사고와 관련이 있다. 이는 우울증 환자들이 내면적 사고에 갇혀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또한 전두안구 영역과 두정엽의 연결이 약해진 상태였다. 이 부위는 정서 조절, 충동 조절, 사회성, 주의력 조절을 담당한다. 연결성이 약하면 외부 자극에 대한 정서 조절 실패나 사회 기능 저하, 집중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부정적인 생각에 집착할 가능성도 높았다. 치료 저항성 환자는 보상 회로 기능도 저하돼 있어 항우울제 복용 후에도 기분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뇌파 검사가 표준화된다면 우울증 초기 진단 시 항우울제 반응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선별해 맞춤형 치료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 치료가 획일적으로 진행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뇌파 분석을 통해 조기에 치료 저항성을 예측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 없이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어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