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하는 감정…혹시 나도 '조울증'일까?
2025-02-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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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과 단순 감정 기복의 차이점
감정 기복이 심한 경우,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모습을 보며 혹시 '조울증'은 아닐까 걱정될 때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해서 조울증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감정 기복과 조울증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oucefleur-shutterstock.com](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3/img_20250213092059_045323bf.webp)
조울증(양극성 장애)은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를 보이는 기분 장애의 일종이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며, 때로는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삽화는 증상이 계속 지속되지 않고, 일정 기간 나타나고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패턴을 말한다.
단순한 감정 기복과 조울증의 차이는 감정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찾을 수 있다. 조울증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그리고 연속된 며칠간의 시간 동안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하루 중 잠깐, 또는 일부 시간에서의 감정은 조울증의 진단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울증 삽화의 경우 연속된 1주일 가량 증상이 지속될 때 진단 기준에 해당하며, 조증 삽화의 경우 역시 연속된 4일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 해당한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감정 기복과 차이를 보인다. 조울증으로 인한 감정은 일상 생활에 장애가 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우울증 삽화의 경우 우울감, 기력 저하, 부정적 생각으로 인한 대인관계 제약,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사회적 활동에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조증 삽화 시기 역시 일반적으로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수다스럽고 목소리가 크고 빠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말을 자르거나 중단시키기 어려워 몇 시간 동안 계속 말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말 뿐만 아니라 생각도 매우 빠르고 비약적으로 전개된다. 실제 환자들은 말보다 생각이 더 빠르게 떠오른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대화의 흐름이 한 화제에서 갑자기 다른 화제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사고의 흐름이 무질서해지고 주의가 금방 산만해진다.
또한 목표 지향적 활동이 증가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해 능력에 넘치는 일을 시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여러 일을 동시에 하거나, 성적 환상 및 성적 행위의 증가, 무분별한 쇼핑, 무모한 운전,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
과대망상으로 인해 자신이 유명 인물과 특수한 관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외에 수면 욕구가 감소해 몇 시간 일찍 깨며, 잠을 자지 않고도 피로를 느끼지 않기도 한다.
환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처음 보면 매우 즐겁고,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로 보인다. 그러나 환자의 평소 모습을 아는 지인이 볼 때는 이러한 기분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조울증 환자는 우울 증상과 조증 증상이 급격히 변화하거나,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어 정신과에 찾아가더라도 과거에 단 한 번이라도 조증을 앓았던 적이 있다면,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양극성 장애는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의 조증 삽화가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하며, 2형은 증상이 약한 조증 삽화(경조증)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양극성 장애 1형 환자의 약 70%는 우울증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우울 증상으로 정신과에 내원한 환자의 30~50%는 우울증이 아니라 양극성장애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울증의 치료는 약물과 정신 치료로 나뉜다. 약물로는 리튬, 카바마제핀, 발프로에이트 등이 있으며, 조증에는 항정신병 약물인 올란자핀, 리스페리돈 등이 사용된다.
우울증 시기에는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정신 치료는 환자의 대인관계와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입원이나 외래로 진행될 수 있다.
조울증의 경과는 개인마다 다르다. 우울증으로 치료받았으나 호전되지 않고 재발이 잦다면 양극성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이나 생리전증후군, 사춘기 우울증 등도 양극성 장애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환자의 과거 경과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중요하다. 조울증 환자의 약 15%는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지만, 나머지는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거나 만성적 증상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