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살인 사건, 우울증 때문? 정신과 의사들 의견은 완전 다르다
2025-02-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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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라는 건 교사 측 주장
정신 질환에 대한 전문가들의 설명
대전 초등학생 살인 사건 관련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 김하늘 양을 살해한 교사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걸로 전해졌다.
우울증은 사고 과정, 의욕,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 증상, 대부분의 일상에서 흥미 감소, 식욕 변화, 수면 패턴 변화 등의 증상이 지속될 때 진단된다.
하지만 해당 사건 가해자의 범행 배경을 우울증으로 볼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존재한다.
12일 연합뉴스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보도했다.
공통된 점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과 무관한 타인을 살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울증 환자들은 보통 자해나 자살과 같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며, 타인을 공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 교사가 "어떤 아이든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라고 진술한 점도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의 심리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우울증 환자가 동반자살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주로 가까운 가족이나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는 단순한 우울증이 아니라 인격장애, 조현병, 망상장애 또는 조울증 등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우울증 환자들은 갈등을 자신에게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 심한 환각이나 망상이 동반될 경우에도 ‘내 인생은 망했다’거나 ‘나는 죽어야 한다’와 같은 사고가 주를 이룬다"며 "이러한 정신 상태에서 타인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이라는 진단만으로 사건을 해석하기보다, 피의자의 정신과 진단서와 병력을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우울증 환자들 중 타인을 살해한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없다"면서 "피해 아동과의 원한 관계도 없고, 금전적 이득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범행이 발생했다면, 피의자가 특정한 망상이나 비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의 심리 상태에 대해 조심스레 추정되는 게 바로 조현병이다.
조현병의 주요 증상은 환각, 망상, 이상 행동 등이다. 실제로 없는 걸 보거나 들었다고 믿으며 특히 청각적 환각 증세를 보인다.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가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조현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외상적 경험, 약물 남용, 과도한 스트레스도 발병 요인이다.
조현병은 완치되지 않는다. 다만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치료는 약물과 심리 사회적 치료로 나뉜다. 요즘 쓰이는 약물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증상이 많이 완화되면 사회 생활도 가능할 정도다. 주의할 점은 의사가 처방한 대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임의로 중단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