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현대건설, 동반 추락…2위 자리도 위태
2025-02-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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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현대건설, 뼈아픈 일격…3위 턱밑 추격
프로배구 남녀부 2위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이 지난 11일 경기에서 동반 패배하며 2위 자리 수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블로킹 20-5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지만, 범실 36개를 기록하며 자멸했다. 특히 5세트에서 삼성화재의 알리 파즐리가 맹활약하며 대한항공의 승리를 가로막았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28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 전체적인 경기력 저하를 막지 못했다. 주전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가 번갈아 출전했으나, 노쇠화로 인해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전 낙승을 예상했지만, 결국 패배를 맛보며 향후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패배로 대한항공은 17승 10패(승점 52)를 기록하며 선두 현대캐피탈(24승 3패·승점 70)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3위 KB손해보험(승점 47)의 추격을 받는 입장이 됐다. 14일 열리는 KB손해보험과의 맞대결이 2위 수성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부진은 단순히 이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즌 내내 경기력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와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기존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운영을 지속하면서 신인 선수들의 기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지석은 정강이 피로골절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용돼 경기력 저하를 보이고 있다.
세터진 문제도 심각하다. 39세로 노장 반열에 들어선 한선수와 유광우의 기량 저하가 뚜렷해지면서 대한항공이 강점으로 내세웠던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다. 유광우가 비교적 안정적인 토스를 올려 순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세터 세대교체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공격력 또한 예전 같지 않다. 요스바니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고, 국내 선수들의 부상도 이어졌다. ‘토종 거포’ 임동혁의 입대 공백은 뼈아픈 손실이었다. 정지석 역시 부상 후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받던 정한용도 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한공은 남은 9경기에서 반드시 반등해야 한다. 하지만 팀의 노쇠화와 부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위 자리 수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14일 KB손해보험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의 향후 시즌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 현대건설도 대한항공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한국도로공사에 1-3으로 역전패해 2연패에 빠졌다.
시즌 17승 10패(승점 53)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7연승 중인 선두 흥국생명(22승 5패·승점 64)과 승점 11차인 간격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또 한때 13연승을 달렸던 3위 정관장(18승 8패·승점 50)에는 승점 3차로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시아 쿼터 선수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가 지난 7일 정관전에서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된 후 대체 선수를 찾고 있으나 여의찮아 2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의 동반 패배 속에 3위 KB손보와 정관장의 거센 추격으로 2위 싸움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