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빵빵 터지는 인기 드라마 아니었다… 반전, 요즘 MZ들이 빠졌다는 '한국 드라마'

2025-02-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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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뛰어넘는 숏폼의 파괴력

시청률이 높은 인기 드라마가 아닌데도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유독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

숏폼 드라마 '나의 복수 파트너' 중 한 장면. / 유튜브 '탑릴스'
숏폼 드라마 '나의 복수 파트너' 중 한 장면. / 유튜브 '탑릴스'

바로 '숏폼' 드라마다. 숏폼 형태 작품들은 기존 방송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빠르게 소비되며, 짧지만 강한 몰입감을 주는 형식이 MZ세대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리서치앤마켓츠 보고서에 따르면 숏폼 드라마 시장은 향후 5년 내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조사에서도 2024년 국내 숏폼 이용률이 70.7%까지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6%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OTT 자체 제작 프로그램 이용률보다도 16.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틱톡과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단순한 1인 미디어를 넘어 스토리와 캐릭터를 갖춘 숏폼 드라마까지 등장했다. 이에 따라 OTT 서비스들도 숏폼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OTT 업계도 숏폼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왓챠는 국내 최초로 숏폼 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챠'를 론칭했고, 티빙은 모바일 최적화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숏폼 콘텐츠 스타트업 '비글루'에 1,200억 원을 투자하며 숏폼 드라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도 숏폼 콘텐츠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까지 7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조성해 숏폼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튜브, 1.25x 일쩜이오

숏폼 드라마의 인기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숏폼 드라마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기준 7조 4,100억 원 규모였던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은 2027년까지 1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한 회당 60~90초로 구성된 드라마가 50화 정도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숏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숏폼 드라마가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숏폼 콘텐츠는 기존 OTT 서비스보다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1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숏폼 콘텐츠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52시간 2분으로 나타났다. 반면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디즈니+ 등 OTT 서비스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 시간은 7시간 17분에 불과했다. 숏폼 콘텐츠가 OTT보다 7배 이상 오래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바쁜 일상 속에서 긴 영상을 시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계속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드라마의 제작 비용이 300∼2000만 달러(약 43~291억원) 수준인 반면, 숏폼 드라마는 25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 정도로 제작할 수 있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다.

유튜브, 탑릴스

국내외 콘텐츠 기업들도 빠르게 숏폼 드라마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티빙은 모바일 최적화 숏폼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으며, 왓챠는 숏챠를 통해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숏폼 서비스 '클립'과 텍스트 숏폼 '숏텐츠'를 운영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다음 포털과 카카오톡에서 숏폼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정부도 숏폼 콘텐츠 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조 원 규모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며, 국내 OTT 기업이 AI 기술을 활용해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올해 뉴미디어 영상 콘텐츠 진흥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숏폼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숏폼 드라마 시장이 성장하면서 2025 K숏폼 드라마 극본 공모전도 성황리에 마감됐다. 공모전에는 300편 이상 작품이 접수됐으며, 치정, 복수, 로맨스,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됐다. 최우수작과 우수작을 포함한 총 10편의 작품이 선정됐으며, 수상작들은 숏폼 드라마로 제작돼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숏폼 드라마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TV 드라마와 OTT 시리즈가 장시간 몰입을 요구한다. 그에 반해 숏폼 드라마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MZ세대는 긴 영상보다 짧고 강렬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스마트폰 중심 콘텐츠 소비가 일반화되면서 숏폼 드라마가 미래의 주요 콘텐츠 형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숏폼 드라마 자료사진. / 폭스미디어 제공
숏폼 드라마 자료사진. / 폭스미디어 제공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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