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신기하네… 유럽 승무원들이 한국 오면 싹쓸이해간다는 뜻밖의 '물건'
2025-02-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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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배 저렴한 '듀프' 화장품, 명품을 잡다
최근 한국을 찾는 유럽 항공사 승무원들 사이에서 특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 대신, 놀랍게도 한국의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색조 화장품'이 그 주인공이다. 가성비 뛰어난 '저렴이(듀프)' 화장품이 유럽에서도 화제를 모으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 Yaroslav Astakhov-shutterstock.com](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2/img_20250212113254_e8ca22c9.webp)
12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한 네덜란드 항공사 승무원은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나라를 다니지만, 한국 뷰티 제품이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도 한국 메이크업이 인기가 많다"며 "특히 다이소에서는 다양한 색조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구매한 제품들은 자신의 딸과 친구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이소 매장에서 외국인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한 매장 직원은 "최근 들어 다이소 화장품 코너가 어디 있냐는 질문을 하는 여성 손님들이 늘었고, 특히 외국인들이 단체로 관광을 와 묻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다"며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
![다이소 자료사진.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2/img_20250212112517_5c980835.webp)
고물가 시대에 고가 뷰티 제품을 대신할 '저렴이(듀프)' 제품을 찾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다이소의 색조 화장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인기 제품과 유사한 제품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듀프 소비'란 영어 단어 'Duplication(복제품)'에서 따온 말로, 명품 등 고가 브랜드 대신 저렴하고 디자인이 비슷한 대체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흔히 특정 브랜드의 로고까지 베낀 '짝퉁'과는 다른 의미로 통용된다. 즉, '듀프 제품'은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모방한 위조품이 아니라, 기능과 디자인이 유사하면서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 제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가 다이소의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이다. 이 제품은 샤넬 뷰티 '레드 까멜리아 립 앤 치크 밤'과 색상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다이소의 '선셋' 색상은 샤넬의 ‘헬시 핑크’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SNS에서 비교 영상과 후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가격 차이는 무려 20배 이상으로, 다이소 제품은 3,000원, 샤넬 제품은 6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덕분에 다이소 색조 화장품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초 종근당건강이 다이소 전용 브랜드 '클리덤'을 출시한 후, '탱글 립 세럼' '아이 마사지 앰플' 등이 출시 10일 만에 온·오프라인 동시 완판됐다. 클리덤 브랜드는 한 달 만에 25만 개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퀄리티로 주목받는 다이소 화장품 시장에 대기업 브랜드들도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는 다이소 전용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다이소 입점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 개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다이소에 입점하면서 다양한 뷰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향수와 디퓨저로 유명한 '데일리콤마', 비건 뷰티 브랜드 '프릴루드 딘토' '바이 리얼베리어' 등의 브랜드들도 다이소를 통해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이소 화장품 매출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11월 다이소의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증가했으며, 색조 화장품은 80% 성장, 기초 화장품은 200%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소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희소성이 높은 인기 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종근당건강의 '클리덤 저분자 콜라겐 팔자주름 앰플'은 출시 직후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하며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메디필 락토 모공 리프팅 랩핑 마스크' 'CNP bye od-td 스팟 카밍 젤' '본셉 레티놀 2500 IU 링클샷 퍼펙터' 등도 재고 확보가 어려운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12일부터 뷰티 브랜드 신상품, 인기상품 등 판매하는 다이소. / 다이소 제공](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2/img_20250212112403_24b75877.webp)
이에 따라 다이소몰에서는 'Daiso-DAY 달콤한 뷰티상자' 행사를 열어, 희소성이 높은 인기 상품을 확보하고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메이크업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메이크업 파우치' 코너도 운영 중이다.
다이소 화장품이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싼 맛에 사는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고가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대체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로 SNS와 유튜브에서 다이소 화장품을 직접 테스트하는 콘텐츠가 활발하게 생성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 다이소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유럽 항공사 승무원들이 다이소에서 '득템 쇼핑'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가성비 좋은 색조 화장품을 한국에서 대량 구매해 가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