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 초등교사들, 이 상황에서도 “앱 때문에 소름”

2025-02-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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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나” 분노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 빈소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마련됐다. / 뉴스1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 빈소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마련됐다. / 뉴스1
숨진 김하늘(8) 양의 부모가 김 양 휴대폰에 보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초등 교사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앱 걱정을 하는 교사들을 비판하고 있다.

김 양 아버지는 사건이 발생한 10일 밤 언론에 "하늘이 휴대폰에 보호 앱을 깔아서 전화를 안 해도 실시간으로 주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후 4시 50분쯤부터 아이 휴대폰 주위 소리를 들으면서 학교까지 왔다. 그런데 하늘이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대신 늙은 여자가 달리기한 뒤 숨을 헥헥거리는 듯한 소리, 서랍을 열고 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양 부모가 설치한 부모 보호 앱은 '파OOOOOO'로 알려졌다. 이 앱은 자녀의 위치 추적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마이크를 통해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두고 초등 교사들은 교실 내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 교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초등 교사들의 게시글과 댓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교사들은 해당 앱을 언급하며 "교실에서 애들 휴대폰 끄라고 해야겠다", "앱 때문에 소름이 돋았다", "가방에 넣어서 사물함에 놔둬도 교실 소리가 다 들린다더라. 정말 괴물 같은 기능"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교실에서 나는 소리는 학부모가 다 들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제 교실에서 도청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수업해야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단순한 위치 추적 기능을 넘어 실시간 음성 모니터링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녹음기보다 더 심하다. 앱이라 설치도 쉽고 부모 동의 없이는 끌 수도 없다",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관리 앱이 깔려 있어서 본인이 마음대로 전원을 끌 수 없다더라", "1~2학년 아이들은 대부분 도청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교사는 "녹음기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웹툰 작가 사건 때 이 앱이 많이 알려졌던 걸로 기억한다"며 "그 이후로 학부모들에게 교실에서는 휴대폰을 반드시 끄게 한다고 공지했고 직접 전원 오프 여부까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는 "이제 학급 운영할 때 이 앱을 염두에 두고 학생들의 기기 사용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는 해당 앱이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을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이미 감시당하는 느낌이다. 이젠 교실까지 도청당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힘들다", "교사는 학교에서 최하층민이나 다름없다. 이제 수업 중 하는 말까지 조심해야 할 상황"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일부 교사는 "이 앱이 불법 도청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 "법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누리꾼들은 이런 교사들을 꾸짖고 있다. 학생이 학교에서 교사에게 희생당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앱 이야기만 하고 있다면서 교사들을 나무라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앱 걱정이라니“, “당신들이 학폭 문제를 이상하게 처리해서 그런다는 생각은 못해?”,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이 나오나”, “이게 현 대한민국 교사들 수준이라니”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생 김 양이 40대 여교사의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교사는 미술학원을 가기 전 돌봄교실에 머물던 피해 김 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해당 교사가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말 복직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지난 10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 양이 교사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빈소가 마련된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김 양의 친구들이 조문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0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 양이 교사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빈소가 마련된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김 양의 친구들이 조문하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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