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위 휩쓸며 인기 폭발 중인 '한국 방송'… 갑작스레 전해진 '날벼락' 소식

2025-02-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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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선정성 지적 받은 프로그램

JTBC 예능 프로그램 '이혼 숙려 캠프'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목요 예능 강자로 자리 잡은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으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 프로그램은 수도권과 전국에서 시청률 3%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선정적인 내용과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이혼 숙려 캠프' 중 한 장면. / JTBC '이혼 숙려 캠프'
'이혼 숙려 캠프' 중 한 장면. / JTBC '이혼 숙려 캠프'

방심위는 지난 10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이혼 숙려 캠프'가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을 검토한 결과, 법정 제재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들의 갈등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일부 장면이 논란이 됐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 아내에게 폭언을 퍼붓는 남편의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됐고, 성관계 횟수와 시간을 강조하는 대화가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선정성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출연해 "남성의 성욕이 강한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JTBC 관계자는 "일반 부부들이 겪는 현실을 전문가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 같다"며 "비판을 수렴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심위 위원들은 보다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정수 위원은 "15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인데, 방송 언어와 자막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강경필 위원도 "방송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은 "방송이 지나치게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해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라며 법정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방심위는 만장일치로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방심위 제재는 단순한 권고 수준을 넘어 법적 영향력이 있는 징계로, 방송사가 재허가나 재승인을 받을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심위 징계 단계는 '문제없음', '의견제시', '권고'가 비교적 가벼운 수준이며,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이어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진다.

'이혼 숙려 캠프' 포스터. / 티빙 제공
'이혼 숙려 캠프' 포스터. / 티빙 제공
유튜브, JTBC Entertainment

이와 함께 방심위는 JTBC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3일 보도된 뉴스에서 한 스포츠센터 대표가 20대 직원을 폭행해 살해한 사건과 '일본도 살인 사건' 보도 과정에서 폭력성과 잔인함이 과도하게 강조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방심위는 관계자의 의견진술을 들은 후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KBS 뉴스 프로그램도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1월 11일 방송된 ‘KBS 뉴스 5’에서는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 장면을 바꿔 자막을 표기해 찬성 집회 인원이 많아 보이게 연출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방심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경위와 후속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자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이 외에도 신세계쇼핑의 '쟈스 토닝샷 기미 관리 크림' 광고가 일부 성분이 기미를 직접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현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트로트 가수 영탁과 막걸리 제조사 예천양조 간의 갈등을 다룬 MBC ‘실화탐사대’(2021년 9월 25일 방송)도 편파적인 보도가 문제로 지적됐다. 예천양조 측 주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해당 사건이 아직 2심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방심위는 징계 결정을 보류했다.

이처럼 최근 방송사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방송 내용의 적절성과 공정성 문제로 인해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혼 숙려 캠프'의 경우, 민감한 부부 갈등을 다루면서도 선정적인 장면을 최소화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방송사들이 시청률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책임 있는 방송 제작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 JTBC Entertainment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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