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 숨진 김하늘양 얼굴 공개

2025-02-11 14:47

add remove print link

손에 저항 흔적... 온몸에 칼에 찔린 흔적
김양 아버지 “이쁜 별로 가라고 적어달라”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영정. 빈소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차려졌다. / 뉴스1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영정. 빈소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차려졌다. / 뉴스1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살해당한 김하늘(8)양의 아버지가 11일 김양 얼굴 사진을 공개해도 된다고 밝혔다.

김양 아버지는 사건이 벌어진 전날 밤 이름과 2017년 10월 22일 생이란 점은 공개해도 되지만 아이와 가족의 얼굴은 절대 공개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유족이 얼굴을 공개해도 된다고 밝힘에 따라 뉴스1, 조선일보 등이 언론이 김양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김하늘양 사진. 유족이 언론사에 제공한 것이다. / MBN
김하늘양 사진. 유족이 언론사에 제공한 것이다. / MBN

김 아버지는 전날 밤 건양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저희 하늘이가 오늘 별이 됐다"로 시작한 김양 아버지의 심경 토로는 30여 분 동안 이어졌다. 너무나 황망한 일을 당한 까닭에 울먹이지도 못한 그는 하늘이가 평소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설명했다.

하늘이는 지난주부터 월·수·목요일에는 정규 수업을 마친 후 미술학원에 가기로 했다고 한다. 정규 수업은 A초등학교 1학년 2반 교실에서 받고, 오후 1시 이후에는 2층 2학년 3반 돌봄교실로 올라갔다. 화·금요일에는 할머니가 오후 3시 40분에 학교로 데리러 가 함께 귀가했다. 미술학원 차량은 월수목 오후 4시 40분쯤 학교로 와 하늘이를 데리러 왔다.

전날 학원에선 오후 4시 50분이 넘어도 하늘이가 나오지 않자 부모에게 연락했다. 학원 측은 "하늘이가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된다. 통화가 되느냐"고 물었다. 가족들은 급히 학교로 향했다. 그로부터 20분이 지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함께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하늘이 핸드폰에 부모 보호 어플을 깔아서 전화를 안 해도 실시간으로 주위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오후 4시 50분쯤부터 아이 휴대폰 주위 소리를 들으면서 학교까지 왔어요. 그런데 하늘이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늙은 여자가 달리기한 뒤 숨을 헥헥거리는 듯한 소리, 서랍을 열고 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부모는 앱을 통해 하늘이의 휴대폰에서 무음이나 매너모드 상태에서도 알람을 울릴 수 있는 기능을 사용했다. 계속해서 알람을 울렸지만, 가해자가 이를 강제로 종료한 것으로 보였다. 들려오는 것은 헉헉거리는 숨소리뿐이었다. 부모는 아이가 어딘가에 갇혀 있다고 직감하고 더욱 다급하게 찾기 시작했다.

한 시간 동안 선생님들과 경찰이 함께 학교를 수색했다. 하늘이가 발견된 곳은 돌봄교실에서 불과 10~20m 떨어진 시청각실이었다. 하지만 그곳을 찾은 것은 경찰이 아닌 하늘이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시청각실을 확인하다 어두운 비품 창고에서 가해 교사를 발견했다. 하늘이를 봤는지 묻자 가해자는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느낌이 이상했던 할머니는 가족과 경찰을 불러왔다.

지난 10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A양이 교사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범행이 발생한 학교입구에 A양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모가 놓여 있다. / 뉴스1
지난 10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A양이 교사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범행이 발생한 학교입구에 A양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모가 놓여 있다. / 뉴스1

경찰관들과 함께 시청각실로 향하는 도중 경찰은 학교 옆 아파트에서 신호가 추적된다고 해 한 차례 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하늘이는 시청각실에서 발견됐다. 창고 문을 부수고 들어간 경찰이 안에 쓰러져 있는 하늘이를 확인했다.

"경찰관이 저한테 딸을 보지 말라고 했어요. 보기가 너무 힘들 거라고…."

구급대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오후 6시 35분 결국 사망 선고를 받았다. 아버지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우울증 환자가 초등학교 교사로 복직했다는 것도 이상하고, 선생님들이 20m 떨어진 시청각실을 한 시간 동안 찾지 못한 것도 이해가 안 됩니다. 제가 알람을 계속 울렸어요. 교실에서도 들릴 수 있는 소리인데….“

하늘이는 저항하다 손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 칼에 찔린 흔적이 몸 곳곳에 있었다. 40대 여성 교사인 가해자는 우울증으로 휴직했다가 2023년 12월 말에 복직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늘이 아버지는 계획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완벽한 계획 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이는 가방을 메고 학원으로 가려던 사이 교사에게 끌려가 죽었습니다. 소리도 못 질렀을 거예요. 얼굴, 어깨, 겨드랑이 등 몸 왼쪽에 칼자국이 많습니다.“

돌봄 교사는 하늘이가 학원차가 왔다고 말했고, 그 후 아이는 교실을 나섰다. 그때 더 지켜봤다면 이런 일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후 3시 40분쯤 학교를 떠납니다. 이후 돌봄교실에 남은 아이는 하늘이뿐이었습니다. 가해 교사가 이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아버지는 또 다른 아이들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는 하늘이 같은 아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에서 법을 개정하든, 정신적으로 아픈 선생님들에 대한 규제를 하든 대책이 꼭 나와야 합니다.“

경찰은 B씨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 범행 동기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늘이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기자들에게 한 가지를 부탁했다.

"정말 죄송하지만, 기사 마지막에 ‘하늘아. 이쁜 별로 가’라고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브리핑에선 김 양을 살해한 교사는 교과전담교사를 맡고 있었지만 돌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가해 교사가 지난해 12월 9일부터 우울증 문제 등으로 6개월간 질병 휴직을 신청했는데 20여 일 만에 복직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질병 휴직의 경우 휴직 사유가 소멸하면 즉시 복직할 수 있다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진단서가 있었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