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통음식인데…한국인들 입맛 사로잡은 의외의 반전 '대중 음식'

2025-02-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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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길거리 간이음식점서도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

알고 보면 북한 전통음식인데 한국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의외의 메뉴'가 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빈대떡 가게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빈대떡 가게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정체는 바로 흔히 '빈대떡'이라고도 불리는 녹두전이다. 녹두전은 본래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 먹던 음식으로, 북한에서는 ‘녹두 지짐’이라 불린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심지어 길거리 간이음식점서도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녹두(100g 기준)는 단백질 7.02g, 식이섬유 4.8g, 탄수화물 62.62g을 포함하고 있으며, 비타민B1 0.62mg, 철분 2.83mg, 칼슘 27mg 등의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다. 녹두전 조리법은 간단하다. 녹두를 물에 4~5시간 불려 맷돌 등에 갈고, 그 반죽에 돼지고기(100g당 단백질 27g), 해물(오징어 100g당 단백질 18g), 숙주나물(수분 함량 92%), 김치(100g당 식이섬유 1.6g), 고사리(100g당 칼슘 45mg) 등을 넣어 부쳐낸다.

일반 전보다 두께가 1.5cm 정도로 두툼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도 겉은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북한식 녹두전은 녹두 입자가 거칠고 고사리와 돼지고기가 들어가며, 돼지기름(포화지방 39.5%)을 사용해 부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반면 한국에서는 식용유(불포화지방 80%)를 주로 사용한다.

이 음식의 기원은 1680년에 발간된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등장하는 ‘빈자법’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기름을 두른 달군 철판에 녹두 반죽을 부쳐 먹는 방식으로, 오늘날의 녹두전과 매우 유사하다. 과거에는 잔칫날이나 제사상에 자주 올랐으며, 지금도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식탁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6.25전쟁 이후 주체농법(1964년 도입)과 식량배급제도(1957년 시행)로 인해 녹두 같은 기호 작물을 재배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녹두는 일반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녹두 지짐은 가정식이 아닌 음식점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한 사람이 여러 장(보통 2~3장 이상)을 주문할 수 없을 정도로 녹두 지짐의 공급량이 제한된 점도 북한 특유의 모습이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빈대떡 매장에서 시민들이 빈대떡을 먹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빈대떡 매장에서 시민들이 빈대떡을 먹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반면 한국에서는 녹두전이 시장 음식으로 자리 잡으며 대중화되었다. 특히 서울 광장시장(1905년 개장)은 녹두전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장소다. 시장 중앙부의 먹자골목에는 녹두전을 판매하는 노점들이 50곳 이상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녹두전뿐만 아니라 배추전, 파전, 호박전 등 다양한 모듬전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광장시장에서 하루 평균 소비되는 녹두전은 약 1,000장 이상으로, 퇴근 후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소주나 막걸리와 함께 전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은 광장시장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최근에는 광장시장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SNS와 유튜브를 통해 광장시장의 녹두전 맛집들이 소개되면서 해외 여행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노릇하게 부쳐진 녹두전을 맛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음식의 유래와 조리법에 대해 궁금해하며 상인들에게 질문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적인 정취가 살아 있는 전통시장은 현대적인 쇼핑몰보다 더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전통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직접 조리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도 광장시장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북한의 전통 음식이지만, 이제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대중 음식이 된 녹두전. 그 안에는 한국과 북한의 음식 문화 변화, 시장과 식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미식 트렌드, 그리고 외국인들에게까지 사랑받는 한국 음식의 저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한 시장 음식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미식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MBN Entertainment

이하 <녹두의 효능 5가지…해독부터 피부 건강까지>

녹두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건강에 유익한 다양한 효능을 지닌 슈퍼푸드다.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전통적으로 해독 작용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두가 건강에 미치는 대표적인 효능 5가지를 살펴보자.

1. 해독 작용 – 독소 배출에 효과적이다

녹두는 체내 독소를 배출하는 해독 기능이 뛰어나다. 특히 사포닌(녹두 100g당 0.15mg 포함)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중금속이나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녹두 추출물이 납(혈중 납 수치 15% 감소)과 같은 중금속 해독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해장 음식으로 활용되었다.

2. 피부 건강 개선 – 트러블 완화와 보습에 도움을 준다

녹두에는 플라보노이드(100g당 1.5mg), 폴리페놀(100g당 2.3mg) 같은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녹두팩은 여드름이나 피부 트러블 완화에 도움을 주며, 보습 효과도 뛰어나다. 녹두가루를 꿀(100g당 당분 82.4g)이나 우유(칼슘 110mg)와 섞어 팩으로 활용하면 피부 진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3. 다이어트에 도움 – 100g당 105kcal로 저칼로리다

녹두는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합하다. 100g당 열량이 105kcal에 불과하며, 단백질 함량이 7.02g으로 높아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장 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도와주므로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4. 면역력 강화 – 비타민C와 단백질이 풍부하다

녹두에는 면역력 증진에 필수적인 비타민C(100g당 4.8mg)와 단백질(7.02g)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녹두에 함유된 아연(100g당 1.3mg)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돕고 감염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5. 혈당 조절 – 당뇨 예방에 효과적이다

녹두는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저혈당지수(GI) 식품이다. 녹두의 GI 수치는 25로 매우 낮아 혈당을 천천히 올려 당뇨 환자에게 적합한 식품으로 꼽힌다. 또한, 녹두 속 레지스틴 성분(100g당 0.8mg)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혈당 조절에 기여한다.

이처럼 녹두는 해독 작용부터 피부 건강, 다이어트, 면역력 강화, 혈당 조절까지 다양한 효능을 가진 식품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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