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구에 청정구역은 없다…'이곳'에서마저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

2025-02-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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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전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남극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Oleksandr Matsibur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Oleksandr Matsibura-shutterstock.com

지난 6일(현지시각) 영국 남극 조사국(BAS) 연구진은 학술지 '종합 환경 과학'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연구진은 남극 심해 야영지 근처 눈 속에서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이는 미세 플라스틱이 이제 외딴 지역에서도 검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세 플라스틱은 5mm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세포 손상과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조각들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호흡기 염증을 유발해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이 대두되며 자연환경 속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흡수될 위험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유니언 빙하'와 '샨츠 빙하'의 세 개 현장 캠프에서 수집한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눈 1리터당 73개에서 3099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이들 입자의 95%는 50마이크로미터로, 이는 인간 세포보다 작은 크기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는 덜 민감한 감지 방법으로 인해 남극 대륙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의 실제 범위를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전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진은 필터지를 사용해 눈을 녹인 후 이전보다 높은 해상도로 스캔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세 곳의 현장 캠프 모두에서 흔한 플라스틱 유형을 확인했다.

여기에는 섬유에 사용되는 폴리아미드, 병이나 포장지에 쓰이는 폴리에틸렌 테레피탈레이트, 폴리에틸렌, 합성 고무가 포함됐다.

BAS의 해양 생태학자 클라라 마노 박사는 "이것(미세 플라스틱)은 야외 의류에서 나올 수도 있고, 캠프 안팎에서 안전한 경로를 표시하는 데 사용되는 밧줄과 깃발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남극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눈을 더 빨리 녹게 하거나, 크릴이 해저로 운반하는 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남극에 서식하는 펭귄, 물개,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에서도 이미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지역적 공급원에서 나왔다고 추정하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 아닌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장거리를 통해 이동했는지 알아내야 한다. 그래야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 중 하나인 남극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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