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질환 예방해준다는 '좋은 콜레스테롤'…눈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2025-02-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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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 이상에서만 이런 경향이 관찰돼…다른 연령대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 없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녹내장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comzeal image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comzeal images-shutterstock.com

지난 4일(현지시각) 중국 중산대 연구팀은 '영국 안과학회지'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소화에 필요한 담즙을 만들고,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비타민 D 생성에도 사용된다. 혈액 내 단백질과 결합 정도에 따라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LDL 콜레스테롤은 과다할 경우 혈관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HDL 콜레스테롤은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해 대사시키는 역할을 하며, 심장질환과 뇌졸중 예방에 기여한다. 이 때문에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연구팀은 영국 UK 바이오뱅크에 참여 중인 40~69세의 40만 229명 성인을 대상으로 혈청 지질과 녹내장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평균 14년간의 추적 결과, 6868명(1.72%)이 녹내장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분석에 따르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녹내장 위험이 증가했다.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은 가장 낮은 사람들보다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10% 높았고, 1 표준편차 증가 시 위험이 5%씩 증가했다.

반대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녹내장 위험이 각각 8%, 14% 낮았다. 1 표준편차 증가 시 위험이 각각 4%씩 감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55세 이상에서만 관찰됐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진은 콜레스테롤 유형이 녹내장 위험에 미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혈액 샘플이 단일 시점에서만 채취됐고, 참가자 대부분이 유럽인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눈 건강과 관련해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에 도전한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결과가 검증되면, 녹내장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 사용을 재평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HDL 콜레스테롤은 70년 동안 '좋은 콜레스테롤'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연구는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항상 좋은 예후와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연관성에 대한 메커니즘을 조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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