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한국 여성들 사랑한다”…오직 입소문으로 본격 역주행 가도 올라탄 영화
2025-02-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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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들에 감동해 내한까지 한 감독
큰돈을 투자한 상업 영화들이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는 동안 그간 주목받지 못한 독립 영화들의 반란이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공식 포스터 / 오드 AUD 제공](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1/img_20250211134604_c4ea8130.webp)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이 한국에서 예상치 못한 흥행 역주행을 보이고 있다. 2006년에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12월 25일 감독판으로 재개봉한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개봉 7주 차에 누적 관객 수 10만 명을 돌파하며 재개봉 예술영화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가 호기심 많은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에게 전 세계 24개국의 비경에서 펼쳐지는 다섯 무법자의 모험을 이야기해 주는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다. CG 없이 실제 촬영된 아름다운 영상미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원작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은 2008년 한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약 2만 8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번 감독판은 개봉 7주 만에 1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약 5배의 증가를 보였다. 배급사와 극장 측에서는 초반 흥행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관객 유입이 이어지면서 예상 밖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타셈 싱 감독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관객과의 대화(GV) 행사를 진행하며 한국 여성 관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이다. 그는 "인구 통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에서 많은 여성 관객이 이 영화를 봤더라. 이렇게 많은 여성 관객이 내 영화를 좋아해 줘서 한국 영화와 한국 여성들을 무한히 사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타셈 싱 감독의 GV는 모든 좌석이 매진됐을 뿐만 아니라 추가 회차까지 열릴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컷 / 오드 AUD 제공](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1/img_20250211140718_bfc61410.webp)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컷 / 오드 AUD 제공](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1/img_20250211140721_c0085590.webp)
타셈 싱 감독은 영화 연출뿐만 아니라 다양한 광고와 뮤직비디오 작업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911'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독특한 비주얼과 상징적인 연출로 큰 주목을 받았다. 2004년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비욘세, 핑크가 출연한 펩시 글래디에이터 광고를 감독하며 강렬한 색채와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의 영화에서도 반영돼 독특한 영상미를 만들어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독립예술영화는 과거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면서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반면 상업 영화는 규모만 클 뿐 관객들을 끌어모을 만한 작품성이 부족해 하락세를 달리고 있다.
실제 최근 개봉한 '브로큰'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관객들의 혹평이 이어지며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로큰'은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추적극으로, 개봉 첫날 약 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나 이후 관객들의 부정적인 평가로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브로큰'은 개봉 3주 차까지 누적 관객 수 6만 명을 겨우 넘기면서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더 폴: 디렉터스 컷'은 개봉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흐름을 보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컷 / 오드 AUD 제공](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1/img_20250211140748_ddececa3.webp)
지난 10일 기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폴: 디렉터스 컷'은 박스오피스 6위로 세 단계 상승한 데 반면 '브로큰'은 4위로 한 단계 내려가며 '검은 수녀들'에게 밀렸다. 심지어 11일 기준 실시간 예매율에서도 '더 폴: 디렉터스 컷'은 8위, '브로큰'은 9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에서도 '더 폴: 디렉터스 컷'은 누적 관객수 11만 명을 기록하며 8.89점을 받았지만 '브로큰'은 누적 관객수 17만 명을 기록하면서도 5.79점을 받았다.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는 '서브스턴스'와 같은 예술독립영화들이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춰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젊은 세대의 관객들이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찾으며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극장가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작은 영화들이 강한 개성을 앞세워 흥행을 이끌어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컷 / 오드 AUD 제공](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1/img_20250211140903_f65e65db.webp)
예술독립영화들이 극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관객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독특한 작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작은 영화들도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영화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화 산업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제작되고 배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