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겐 인기 만점 식재료인데… 유럽에선 독초로 분류된다는 '반전 식물'

2025-02-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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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지역 환경이 만드는 식재료의 양면성

한국에서 봄철이 되면 쉽게 볼 수 있는 쑥은 떡, 차,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건강 식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독초, 특히 프랑스에서는 쑥이 마약류로 분류되며 식용이 금지돼 있다. 한국에서 친숙한 식재료로 널리 활용되는 쑥이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규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료사진. 쑥 손질하는 시민. / 뉴스1
자료사진. 쑥 손질하는 시민. / 뉴스1

쑥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이 존재하는 식물이다. 한국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쑥은 약용과 요리에 널리 활용되며, 오랫동안 안전하게 소비되어 왔다. 반면, 유럽에서 자생하는 '쓴쑥'(아르테미시아 압신티움)은 투존이라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투존은 과다 섭취 시 신경계를 손상시키고 환각, 발작, 심하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독성을 지닌 물질이다. 한국의 쑥에도 소량의 투존이 포함돼 있지만,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말려서 섭취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유럽에서 쑥이 식용으로 금지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투존 성분 때문이다. 유럽의 쑥에는 신경 독성이 강한 투존이 높은 농도로 포함돼 있어 과다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일부 아르테미시아 속 식물을 독초로 분류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특정 쑥을 마약류로 간주해 개인 간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쑥이 법적으로 마약류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개인이 거래하거나 재배하는 것이 불법이다. 이는 단순한 독초로서의 분류를 넘어, 법적으로 엄격히 관리되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 쑥이 법적으로 규제된 두 번째 이유는 19세기 유럽에서 문제가 되었던 '압생트' 사건 때문이다. 압생트는 쑥을 원료로 만든 술로, 19세기 후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하지만 압생트에 포함된 투존 성분이 환각 증상을 유발하고 중독성을 띠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러 국가에서 금지됐다.

자료사진. 쑥과 쑥으로 만든 떡. / 현대백화점-뉴스1
자료사진. 쑥과 쑥으로 만든 떡. / 현대백화점-뉴스1

특히,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압생트를 마신 후 환각 상태에서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이 유명해지면서, 압생트는 '악마의 술'이라고까지 불리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압생트의 원료인 쓴쑥을 강력하게 규제하기 시작했다. 결국 프랑스에서는 쑥을 마약류로 분류하고 개인 간 거래 및 재배를 법적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프랑스에서는 쑥을 의료 목적 외에는 판매할 수 없으며, 법적으로 금지된 식물로 취급된다. 프랑스에서 쑥을 재배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일반 식품 시장에서 쑥을 구할 수도 없다.

한국에서는 쑥이 봄철 대표 식재료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다양한 전통 요리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디저트에도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쑥을 넣어 된장국을 끓이고, 떡과 차를 만들어 먹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쑥을 활용한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식물이라도 지역과 문화에 따라 식용 가능 여부와 활용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한국에서는 오랜 기간 건강 식재료로 사랑받아 온 쑥이지만, 유럽에서는 특정 종의 쑥이 독성 문제로 인해 법적으로 금지됐으며, 문화적으로도 쑥을 식재료로 소비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같은 식물이라도 지역과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쑥'이다.

유튜브, 생활 속 건강 수비대 Everyday Health Defenders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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