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택배 보내면 얼마나 들까 했더니... 상상초월 금액 지불할수도
2025-02-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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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헉’ 소리 난다는 제주도 추가 배송비

일부 판매자가 제주도 배송비를 많게는 거의 100만원 가까이 책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주도 추가 배송비 현실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택배에 추가 배송비가 붙거나 배송 자체가 안 되는 경우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판매자가 배송비로 10만원,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책정하면서 제주 소비자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MBC 10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쇼핑을 하던 제주도민 A 씨는 4만 9900원짜리 불고기를 사려다 추가 배송비로 10만원을 요구받았다. 배송 불가는 봤지만 이렇게 황당한 금액의 배송비는 처음이었다. 해당 업체는 판매 사이트에서 출고 불가 지역을 설정할 수 없어 추가 배송비를 10만원으로 표시했다며 별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10만원은 약과였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부당요구 사례에 따르면 3만원짜리 가방의 배송비가 99만 9990원인 경우도 있다. 20만원대 세탁기도 제주 및 도서·산간 지역에 대해선 99만 9999원의 추가 비용이 붙는다. 부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판매업체, 택배업체가 임의로 추가 배송비를 결정하는 것이다.
제주지역의 택배비 부담은 내륙의 6배에 이른다. 2022년 8개 품목군 1111개 제품에 대한 택배 배송비 실태조사 결과 제주권역 평균 추가배송비(기본 배송비 외에 섬 지역에 별도로 물리는 비용)는 건당 2160원으로 2021년(2091원)보다 69원 올랐다.
제주도에 따르면 택배 추가 배송비 부당요구 사례는 1만2000여 건에 이른다. 제품 2개 중 1개는 추가 배송비가 붙으며, 같은 제품이라도 업체나 시기에 따라 추가 배송비가 2500원에서 1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일부 쇼핑몰선 아예 주문을 취소하거나, 추가 비용을 공지 없이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와 제주도는 물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가 배송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신청하면 연간 최대 40만원까지 추가 배송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문 건마다 운송장과 결제 내역을 첨부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 탓에 신청률이 저조하다. 2023년의 경우 사업 예산 65억원 중 절반도 쓰이지 못했다. 남은 국비 예산은 반납됐다.
올해 제주 택배 추가배송비 지원 예산으론 국비·지방비 각 50%씩 총 25억 6000만원이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