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회 연설] 조기 대통령 선거 염두에 둔 '대선 공약 발표회'
2025-02-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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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이나 ‘성장’ 언급하며 실용주의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0/img_20250210134708_b3324510.webp)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은 대선 공약 발표를 방불케 했다.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해 당력을 총동원하겠다 밝혔다. 사실상 조기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중도층을 공략하고 나선 모습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기 전 여당 의원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10/img_20250210135031_f174b4cd.webp)
이 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희망을 만들고,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려면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나누는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먹사니즘'을 넘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제시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실용적 경제 정책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념을 넘어선 실용주의 노선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경제를 살리는 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며, 민생을 살리는 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며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최소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이를 요구했다. 반도체산업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AI와 첨단기술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 착취로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창의와 자율이 강조되는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연설에서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연설에서 '성장'이 28번, '경제'가 15번 언급됐다. 이 대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것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여는 길"이라며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통해 이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내놓은 성장전략은 AI(인공지능), 바이오(Bio), 문화 콘텐츠(Contents & Culture), 방위산업(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업 부활(Factory)로 요약됐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사례를 언급하며 "AI 혁명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등 기존 정책 공약을 재확인했다. 사실상 대선 공약이라 해도 될 만큼 구체적인 성장전략을 제시하며 '준비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하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까지 헌법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 원리를 부정하는 반헌법, 헌정파괴 세력이 현실의 전면에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가치 수호를 위해 야권 연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 세력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며 "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 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하며 정치개혁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 이번 연설은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중도층을 공략하는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념 대립을 넘어서 성장과 민생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유권자들에게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