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들이 먹던 '고급 요리'인데...시장서도 백화점서도 즐겨먹는 전통 한국음식

2025-02-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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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즉석 제품까지 등장

한때 양반들만 즐길 수 있었던 귀한 음식에서 지금은 시장에서도, 백화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민 음식이 된 의외의 메뉴가 눈길을 끈다.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집에서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즉석 제품까지 등장했다.

시장서 파는 칼국수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 뉴스1
시장서 파는 칼국수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 뉴스1

정체는 바로 칼국수다. 칼국수는 한국인의 오랜 식문화 속에서 사랑받아온 면 요리다. 밀가루 반죽을 밀어 얇게 편 후 가늘게 썰어 장국에 넣어 끓이는 방식으로 조리된다. 지역과 조리법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칼국수의 기원은?

한국문화원연합회 등에 따르면 칼국수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시대의 한글 조리서인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에서는 ‘절면(切麵)’이라는 이름으로 칼국수를 소개하고 있다. 당시에는 메밀가루를 주재료로 사용했고, 밀가루는 찰기를 더하기 위해 섞어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밀가루보다 메밀이 더 흔했다?

조선 시대에는 밀가루보다 메밀이 더욱 대중적으로 이용되었다. 밀은 주로 남부 지방에서 재배할 수 있었던 반면, 메밀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쉽게 자랄 수 있는 구황작물이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이 국수를 만들어 먹을 때도 메밀이 더 흔히 사용되었다.

칼국수는 양반들의 고급 요리였다?

현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지만, 조선 시대에는 양반들만 즐길 수 있는 고급 요리에 속했다. 서민들은 쉽게 접할 수 없었으나, 6월 15일(유두)을 전후로 밀을 수확하며 햇밀로 부침이나 국수를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눠 먹었다. 또한, 국수의 긴 면발이 장수를 의미한다고 믿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먹었다.

현대 칼국수의 등장

현재와 같은 밀가루 반죽을 사용하는 칼국수 조리법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문헌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썰어 삶아낸 후 장국을 부어 먹는 방식이 소개되어 있다. 이후 6·25전쟁을 계기로 미국에서 대량의 밀가루가 구호품으로 유입되면서 칼국수가 대중화되었다.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과 맞물려 더욱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 지역별 칼국수의 특징

한국에서는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칼국수를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예로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재료를 사용해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식 칼국수: 멸치 육수와 닭 육수를 기본으로 한 담백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강원도 감자칼국수: 감자를 갈아 반죽에 섞어 쫀득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경상도 바지락칼국수: 바지락을 넣어 시원한 바다 향이 나는 국물이 특징이다.

전라도 들깨칼국수: 들깨를 갈아 넣어 고소하고 진한 국물 맛을 낸다.

충청도 해물칼국수: 오징어, 홍합,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어 깊은 감칠맛을 낸다.

매서운 한파가 이어진 지난달 10일 대구 서문시장 국수가게 주인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칼국수를 차려내고 있다 / 뉴스1
매서운 한파가 이어진 지난달 10일 대구 서문시장 국수가게 주인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칼국수를 차려내고 있다 / 뉴스1

◆ 칼국수 만드는 법

칼국수는 쫄깃한 면과 깊은 국물 맛이 중요하다. 먼저, 밀가루 2컵에 물 100ml와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반죽한 뒤 30분 이상 숙성시킨다. 이후 얇게 밀어 3~5mm 두께로 썰어 면을 준비한다. 육수는 물 6컵에 멸치와 다시마, 양파, 대파를 넣고 15분간 끓인 뒤 건더기를 제거하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준비한 면을 넣고 5분 정도 끓인 후, 채 썬 호박과 당근, 다진 마늘을 더해 한소끔 끓이면 완성된다.

유튜브, 백종원 PAIK JONG WON

◆ 칼국수가 몸에 주는 효능

칼국수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식이다. 멸치 육수는 칼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 도움을 주며, 애호박과 표고버섯은 항산화 효과와 면역력 강화에 기여한다. 또한, 따뜻한 국물은 몸을 데워주어 소화 기능을 도와준다. 단, 밀가루 기반 음식이므로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 촉진: 부드러운 면발이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아 소화가 잘된다.

단백질 보충: 해물이나 닭 육수를 활용하면 단백질 섭취에 도움이 된다.

피부 건강 개선: 애호박과 표고버섯에 포함된 비타민이 피부 미용에 도움을 준다.

면역력 강화: 마늘, 대파 등 향신채소가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준다.

포만감 유지: 탄수화물이 풍부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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