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만 되면 더부룩한 속…'이 균' 감염 때문일 수도 있다
2025-02-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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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인의 40~50%가 감염
저녁이 되면 유난히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우가 많다. 편한 자세를 취해봐도, 아예 누워서 잠을 청해봐도 불편한 속은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증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인들은 속 쓰림보다 더부룩함을 자주 경험한다. 대한소화기능성질환·운동학회에 따르면, 국내 소화불량 환자 180명 중 74.4%가 더부룩한 식후불편증후군을 겪고 있다.반면, 속 쓰림을 유발하는 명치복통증후군은 5%에 불과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의 연구에서도 소화불량 환자 694명 중 53.6%가 더부룩함을 주요 증상으로 호소한다고 나타났다.
외국에서는 속 쓰림이 더 흔한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소화불량 환자 272명 중 54%가 명치복통증후군을 겪고 있다.
더부룩한 소화불량의 원인은 불규칙한 식사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다. 위는 음식을 잘게 부숴 소장으로 보내는데, 급하게 많은 양을 먹으면 위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로 인해 위산과 소화효소 분비가 줄어들어 속이 더부룩해진다.
아침을 거르고 저녁에 과식하는 습관도 문제다. 소화액이 저녁에만 집중적으로 분비되면, 하루 종일 먹은 것을 소화하기 어렵다.
국내 성인의 40~50%가 감염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더부룩함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균에 감염되면 위에 염증이 생기고, 위점막이 위축된다.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식욕과 음식물 배출이 어려워진다.
저녁마다 속이 더부룩하지 않으려면, 아침, 점심, 저녁을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식사는 30분 이상 천천히 하고, 과식은 피해야 한다. 배가 부를 때까지 먹지 말고, 약간 부족하게 먹는 것이 좋다.
두부나 생선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편이 좋다. 짜고 기름진 음식은 위에 자극을 가해 위 점막의 소화효소가 잘 나오지 않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식습관을 개선했는데도 더부룩함이 지속된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감염이 확인되면 제균 치료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