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작심 인터뷰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발탁, 두고두고 후회”

2025-02-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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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고 싶어도 대통령에게 권한 없어…대선 악재 생각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뒤편 왼쪽에 김건희 여사, 조국 민정수석 모습이 보인다. / 청와대·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뒤편 왼쪽에 김건희 여사, 조국 민정수석 모습이 보인다. / 청와대·뉴스1

문재인(72) 전 대통령이 윤석열(64)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작심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점에 대해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다.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하고는 "처음엔 믿어지지 않아 유튜브 가짜뉴스인가 했다. 야당을 반국가 세력이라며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걸 듣고서 윤 대통령이 정말 망상의 병이 깊다는 생각을 했다"고 토로했다.

문 전 대통령은 특히 임기 중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과정에 대해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며 소상히 밝혔다.

그는 당시 윤석열 지검장에 대해 "'욱하는 등 자기 제어를 잘 못 할 때가 많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챙긴다'는 반대 목소리가 작았지만, 충분히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었다"며 "(하지만) 다수는 지지, 찬성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시 나와 조국 민정수석,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중에서) 4명으로 압축했고 조국 수석이 4명 모두 한 명 한 명 다 인터뷰 했다"며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검찰개혁에 대해 윤석열 후보자만 검찰개혁에 지지하는 이야기를 했고 나머지 3명은 전부 검찰개혁에 대해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명으로 최종 후보를 압축시켜 놓고 고민했었다"며 "(윤석열 후보자 말고) 다른 한 분은 조국 수석과 같은 시기에 대학을 다녔고 소통도 꽤 잘 되는 관계였지만 그분은 검찰개혁에 대해 분명히 반대 의견을 말했다"고 돌이켰다.

"윤석열 후보는 소통에는 좀 불편할 수 있지만, 검찰개혁 의지만큼은 긍정적이었다"며 그래서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문 전 대통령은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조국 수석과 소통이 되고 관계가 좋은 그런 쪽을 선택하는 것이 순리였는지 모르겠다"고 입맛을 다셨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자를 선택한 그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된다"며 "그 바람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가족들은 풍비박산이 났다. (조 전 대표는)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한없이 미안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권 탄생, 비상계엄 발동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 일부 비판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했다. 계엄 이전에도 수준 낮은 정치를 했다"며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크고 계엄 사태가 생겨 그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고개 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왜 내치지 못했는지에 대해 "정치적으로 압박할 순 있지만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는 인사권, 권한이 아예 없다"며 "제왕적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에게 제왕적인 권한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압박했다면 윤석열 총장 본인은 물론이고 검찰 조직 전체, 보수 언론들이 들고일어나 엄청난 역풍이 생기고 또 대선에서 굉장히 큰 악재가 되기에 선택할 수는 없었다"며 그런 면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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