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코인) 리플·솔라나 ETF 승인 경쟁 치열... 관련 베팅액 및 추정 승인율은?
2025-02-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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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먼저 승인될지는 규제 환경과 법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리플(XRP)과 솔라나(SOL)가 각각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향해 경쟁하고 있다.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리플(XRP)과 솔라나(SOL) 기념 주화 / LEE WA DA-shutterstock.com](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09/img_20250209173329_62ca00f8.webp)
두 코인은 규제 승인과 기관 투자 유치를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어느 쪽이 먼저 승인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6일(이하 현지 시각) 솔라나 기반 ETF 신청서를 공식적으로 접수했다. 같은 날, 네 개의 자산운용사가 리플 ETF 신청 대열에 합류했다.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진행된 예측 시장에 따르면 2025년까지 솔라나 ETF가 승인될 확률은 85%, 리플 ETF의 승인은 80%로 평가됐다. 하지만 베팅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현재 리플에는 3만 4748달러가, 솔라나에는 6만 5761달러가 베팅 돼 있다.
더 가까운 시점인 오는 7월 31일까지 ETF 승인이 날 가능성에 대한 베팅도 활발하다. 솔라나 ETF에 20만 7980달러가, 리플 ETF에 10만 2069달러가 걸려 있다. 해당 시기 승인 확률은 각각 36%, 40%로 평가됐다.
과거에는 리플과 솔라나의 ETF 승인 가능성이 작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SEC가 지난해 1월 비트코인(BTC) 현물 ETF를 승인한 데 이어, 이더리움(ETH) ETF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규제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SEC의 강경한 규제 방침을 주도했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서, 규제 기관의 태도가 보다 유연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업계에서는 친(親) 암호화폐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솔라나의 경우 ETF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SEC는 지난 6일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솔라나 신탁을 ETF로 전환하는 신청을 공식적으로 접수했다. 승인 여부는 10월 안에 결정해야 한다.
솔라나는 또 최근 1년간 강력한 네트워크 활동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아왔다. 특히 밈코인 거래 붐이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거래량이 수십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솔라나는 여전히 법적 문제에 얽혀 있다. SEC는 솔라나가 증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는 SEC의 법적 분쟁이 지속될 경우, 솔라나 ETF가 2026년까지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리플은 법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 2023년 7월 미국 연방 판사는 리플 자체가 증권이 아니며, 기관 투자자 대상 판매만이 증권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인해 리플은 미국 내에서 법적 명확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
비트겟(Bitget) COO 부가르 우시 자데(Vugar Usi Zade)는 “리플은 다른 알트코인과 비교해 부분적인 법적 명확성을 갖춘 것이 강점”이라며 “이 점이 ETF 승인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리플의 시가총액은 1431억 달러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다만 리플의 ETF 승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도 있다. SEC는 리플의 보유량과 운영 방식을 문제 삼아 중앙화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분산화 기준을 충족해 ETF 승인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리플이 동일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최근 CME 그룹(CME Group)이 리플과 솔라나 선물 계약을 상장할 가능성을 암시하는 웹페이지를 공개했다가, 이를 삭제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CME는 공식적으로 “오류”라고 해명했으나, 시장에서는 리플과 솔라나가 공식적으로 선물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리플과 솔라나는 각각 강력한 커뮤니티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ETF 승인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세이파트는 “리플과 솔라나보다 라이트코인(Litecoin)이 먼저 ETF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이트코인이 2011년 출시된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규제 당국이 보다 쉽게 승인할 수 있는 후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리플과 솔라나 중 어느 쪽이 먼저 ETF 승인을 받을지는 규제 환경과 법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암호화폐 시장 역시 ETF 승인 경쟁을 통해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