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원 주고 아파트 입주청소 의뢰했는데... 이렇게 해놨습니다” (사진)

2025-02-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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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청소 사기 안 당하려면 이렇게 해야

A 씨가 올린 사진. / 보배드림
A 씨가 올린 사진. / 보배드림
입주청소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한 신혼부부가 입주청소 업체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서 최근 보배드림에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신혼집에 입주하려던 A 씨 부부는 여러 업체를 알아보던 중 평당 1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청소업체와 계약을 맺고 지난해 11월 계약금 10만원을 입금했다.

약속된 청소 당일인 지난달 말 업체는 오전 9시였던 약속시간을 계속 미루다 11시가 돼서야 직원 하나를 보냈다. 다른 직원의 소재를 묻자 해당 직원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직원은 집안 곳곳을 사진 촬영한 뒤 담당 대표라는 사람에게 보냈다. 대표는 곧바로 문자를 보내 곰팡이가 심하다며 특수청소 추가 비용 15만 원을 요구했다. 또한 선입금해야 청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날 이사가 예정돼 있던 A 씨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추가 비용을 지불했다. A 씨는 청소를 부탁하며 해당 직원에게 음료 한 박스를 건넸다. 이후 오후 1시쯤 인터넷 설치 기사가 방문했을 때 남성 직원 1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제대로 된 청소는 하지 않고 수시로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담배꽁초를 주차장에 버리는가 하면 커피숍에 다녀오는 등 놀러라도 온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A 씨는 전했다.

오후 4시쯤 청소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해보니 제대로 된 청소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집 안엔 락스 냄새가 가득했다. 창문, 창틀은 전혀 청소가 안 됐으며, 바닥에는 신발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추가 비용을 받고 특수청소를 한다던 곰팡이도 그대로였다. 업체 측은 '오래된 곰팡이라 안 된다', '오래된 아파트라 잘 안 지워진다' 등의 변명만 늘어놓았다. A/S가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자 더러운 수건으로 대충 닦더니 먼지를 문 앞에 몰래 버리기까지 했다.

A 씨가 수차례 전화로 항의하자 업체 대표는 저녁에 다시 방문해 확인하겠다며 직원 4명을 보냈다. 이들은 더러운 수건 하나만 들고 왔을 뿐이었다. A 씨가 청소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하자 대표는 "불편해서 청소를 못 하니 어디 다녀오라"며 청소가 끝나면 연락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20분 후 문자 한 통만 보내고 사라졌다. A 씨는 업체에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씨 지난달 31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업체 측이 'A/S도 했고 검수도 완료됐다'고 주장해 민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A 씨는 "35만원이면 가족들 데려다가 소고기를 먹여도 되는 돈인데 사기를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녹이 잔뜩 슬어 있는 창문 걸쇠, 먼지가 그대로 남은 창틀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A 씨가 올린 사진. / 보배드림
A 씨가 올린 사진. / 보배드림
A 씨가 올린 사진. / 보배드림
A 씨가 올린 사진. / 보배드림

이런 사기 수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글쓴이는 6개월 전 역시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연을 링크 형태로 소개했다.

해당 링크엔 같은 업체로부터 비슷한 수법의 사기를 당한 B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30대 중반의 두 아이를 둔 가장인 B 씨는 46평 아파트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청소를 맡겼다가 피해를 봤다.

B 씨의 사연에 따르면, 업체는 51만원이었던 최초 견적에서 오염도가 심하다며 20만원의 추가금을 요구했고, 협의 끝에 15만원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업체는 계약금 5만원을 제외한 잔금과 추가금을 모두 선입금하지 않으면 청소를 철수하겠다며 협박했다. B 씨가 급한 대로 돈을 보내자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 1명만 청소를 시작했고, 함께 온다던 나머지 2명은 '편의점에 갔다'며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B 씨가 항의하자 업체는 "고객 과실로 청소를 철수하겠다"며 오히려 협박했고 환불은 불가하다고 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청소하던 직원은 "자신은 하루 알바이고 사장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연락만 받고 왔다"고 실토했다. 결국 B 씨는 가족들을 모두 불러 직접 청소를 해야 했다.

두 사람에 따르면 문제의 업체는 '슈퍼OOOO', '스테OOO', '깔OO' 등으로 상호명을 바꿔가며 충청 등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의 허점을 노려 선입금을 받고 부실청소를 한 뒤 민원이 제기되면 A/S 방문 등을 핑계로 빠져나가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입주청소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입주 청소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꼭 확인해야 한다. 먼저 업체를 선택할 때 무조건 저렴한 가격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면 추가 요금을 요구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후기나 커뮤니티에서 해당 업체의 평판을 확인한다. 특히 실제 이용자의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 범위와 비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도 필수다. 업체에 따라 구두로만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청소 후 추가 요금을 요구받아도 대응하기 어렵다. 계약서에는 청소 범위, 추가 요금 발생 조건, 환불 규정 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또한 청소 전후 사진을 찍어 놓으면 만약의 상황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청소비 지불 방식도 중요하다. 일부 업체는 선불을 요구하지만, 선불로 전액을 지불하면 이후 문제가 발생해도 환불받기 어렵다.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청소가 끝난 후 결과를 확인한 뒤 지급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좌 이체 땐 업체 명과 일치하는 계좌로 입금해야 한다. 개인 계좌로 보내라는 요구가 있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청소 중 추가 비용을 요구받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일부 업체는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발견했다며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데, 이런 경우 반드시 합당한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사전에 계약서에 명시하거나, 처음부터 포괄적인 청소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청소가 끝난 후에는 꼼꼼하게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싱크대 아래, 화장실 구석, 창틀, 에어컨 필터 등도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시 사진을 찍어 업체에 수정 요청을 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업체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해결을 미루려 하면 소비자 보호 기관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입주 청소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사전 조사와 계약서 작성, 지불 방식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선택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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