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본음식 아니었어?…한국인들이 잘못 알고 있다는 ‘돈가스’ 원조국
2025-02-06 19:57
add remove print link
일본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음식의 놀라운 여정
돈가스는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대표적인 외식 메뉴 중 하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가스의 기원을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가스의 원조는 일본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됐다.
과거 요리 연구가 백종원은 돈가스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면서 "돈가스의 원조는 오스트리아의 '슈니첼(Schnitzel)'"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슈니첼은 얇게 저민 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요리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돈가스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슈니첼은 19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유래했으며, 특히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이 가장 유명하다. 이 요리는 송아지 고기를 두드려 얇게 펴고 밀가루, 달걀,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것으로, 바삭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이후 이탈리아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고, 일본에서 돼지고기를 사용하며 '돈가스(豚カツ)'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 '돈가스'라는 이름이 붙게 된 배경도 흥미롭다. 영어 '포크 커틀릿(Pork Cutlet)'에서 유래한 일본어 '가쓰레쓰(カツレツ)'가 축약됐으며, 여기에 돼지를 뜻하는 '돈(豚)'이 추가돼 '돈가스'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돈가스가 발전하며 일본식 경양식 문화의 핵심 요리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돈가스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30~4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이었다. 일본을 통해 전해진 돈가스는 1960년대 이후 경양식집이 등장하면서 점차 대중화됐다. 당시 돈가스는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으며, 특정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메뉴였다. 이후 왕돈가스라는 형태로 기사식당과 분식집에서도 판매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현재 돈가스는 한국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인기 음식 중 하나로, 최근 자료에 따르면 돈가스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7억9900만 원어치가 판매되며 휴게소 인기 음식 5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돈가스를 선호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돈가스는 원래 오스트리아에서 유래했지만,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더욱 발전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단순한 외식 메뉴를 넘어 한국식 수제 돈가스, 경양식 돈가스, 매운 돈가스 등 다양한 변형이 생기며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 보면 일본이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