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속 금값 초강세… ETF 투자 급증
2025-02-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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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금값이 크게 올라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데,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날 투자자가 몰리자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는 국내 금시세를 비롯해 금과 은, 백금 등 실시간 국제 시세를 제공한다. 금값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시작되며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연일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KRX 금시장의 금 시세는 매일 상승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순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도 전날 기준 56만4000원으로 올해 들어 7.02% 상승했다.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2/06/img_20250206165002_813180bf.webp)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과 연동된 ‘ACE KRX금현물’ ETF는 전날(5일) 5.39%(1090원) 상승한 2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최고가다. 시가총액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8584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22일 7000억 원대를 돌파한 이후 불과 6거래일 만에 1000억 원이 추가됐다. 환헤지형 상품인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 ETF도 각각 1.58%, 1.51% 상승하며 종가 기준으로 각각 1만7320원과 1만8430원을 기록했다.
최근 금값 상승세는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값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금과 연계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ACE KRX금현물’ ETF를 총 13억1950만 원어치 매수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주식시장이 열린 지난 3일에는 하루 순매수 금액이 101억 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년간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순매수 규모(약 11억 원)의 9.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 ETF도 각각 7억9803만 원, 2억264만 원 순매수하며 금 투자에 적극 나섰다.
시장에서는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4일 동안 금과 은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다”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과 은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금 가격 상승세는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뉴욕 금값도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7.2달러(0.6%) 오른 온스당 289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9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로 인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