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가 '대통령 선거 출마해?' 묻자... 우원식 국회의장 입에서 나온 말
2025-02-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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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보며 비상계엄 전조 느꼈다"
우 의장은 지난 4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처음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MBC에 따르면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녹화됐다.
우 의장은 '계엄의 전조를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때는 잘 몰랐는데 (계엄의 전조가) 있었다. 지난해 6월 5일 국회의장이 됐는데, 국회의장이 되면 대통령한테 축하 전화를 받는 게 관례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축하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안 하지?' 싶었다. 다음 날 현충일 행사에서 처음 만났는데, 아는 척도 하지 않더라. 거기서라도 축하한다고 하면 되는데, 아무 얘기도 없이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갔다. 그때 굉장히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우 의장은 "국회 개원식은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다. 그런데 이번 국회 개원식은 대통령이 오지 않아서 역대 가장 늦게 열렸다"라며 "(2024년) 9월 2일에 무조건 (개원식을) 하겠다고 했고 대통령이 올지 말지 결정하라고 했다. 그런데 결국 안 왔다. 개원식에 대통령이 불참한 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그때도 불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정연설에도 대통령이 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불참했다. 대통령은 국회에 가면 야유를 받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여야 대표도 만나고, 국회의장도 만나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들에 대한 거부권 행사도 너무 잦다. 역대 대통령 중 자기 측근 수사를 막은 경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계엄 문제를 비롯해 여러 사안으로 대통령과 만나려 했지만, 매번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 아니냐"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이 "우 의장이 계엄 해제 요구 의결 절차를 밟지 않고, 국회법에 맞지 않게 신속한 결의를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어디가 국회법에 맞지 않는지 얘기해 보라고 해라"며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5선 의원이다. 국회 의사 진행을 철저히 훈련받은 의사국장이 옆에서 함께한다. 절대 절차를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시민과의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한 시민이 대선 출마 의향을 묻자 우 의장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는 국민이 뽑아내면 된다"며 출마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제 임기는 2026년 5월 29일까지다. 국회의장이 되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거쳤고, 이번 사태를 통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시작했다. 그 신뢰를 더 키우는 게 중요하다. 국민에게 필요한 길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그 일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행자인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이 "처음 질문에 '아직은 그런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는데, 보통 '아직은'이라는 표현을 언젠가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렇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이냐"고 되물었다. 우 의장은 "제 임기는 26년 5월 29일까지"라고 답했다. 손 전 총괄사장 이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지면 어떻게 하겠냐"고 거듭 묻자, 우 의장은 "정치는 가정을 두고 하는 게 아니다. 내 임기는 26년 5월 29일까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 의장은 1강을 형성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힌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3~5일 진행해 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74%로 가장 높았다. 우 의장은 3%, 김동연 경기지사는 2%였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