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혼여행 성지로 불렸던 섬... 이제는 웨딩스냅 촬영지로 떠올랐다

2025-02-06 15:17

add remove print link

1980년대 신혼여행지로 사랑받던 제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웨딩스냅 명소로 인기

과거 신혼여행의 성지로 불렸던 제주가 이제는 웨딩스냅 촬영지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표선면 성읍리 메밀 청초밭. 제주 웨딩 스냅 촬영./ 제주관광공사 제공
표선면 성읍리 메밀 청초밭. 제주 웨딩 스냅 촬영./ 제주관광공사 제공

6일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웨딩스냅편'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제주 웨딩스냅’ 관련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만9132건으로 나타났다. 웨딩스냅 촬영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일명 '스드메'는 제주에서는 스냅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순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주 웨딩 스냅 촬영. /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 웨딩 스냅 촬영. / 제주관광공사 제공

웨딩스냅 촬영과 관련된 목적지 검색량도 증가했다. 티맵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웨딩샵·의상 대여점으로 향한 차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고, 미용실 방문 차량은 4% 늘었다. 특히 꽃집 방문은 17% 증가해 촬영을 위한 꽃장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에서 웨딩스냅 촬영이 많이 이뤄지는 장소는 주로 '들판', '숲', '바다'로 나타났다. 특히 제동목장입구, 부소오름, 바리메오름, 소금막해변 등이 웨딩 촬영 명소로 떠올랐다. 제동목장입구를 향한 차량 도착 수는 전년 대비 122% 증가했고, 부소오름 103%, 바리메오름 57%, 소금막해변 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동목장입구는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삼나무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부소오름은 입구에 빽빽하게 심어진 편백나무숲이 매력적이다. 바리메오름은 탁 트인 넓은 들판이 강점이며, 소금막해변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자랑한다.

제주가 웨딩스냅 촬영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촬영을 위한 완벽한 배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촬영 준비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측은 웨딩스냅 촬영을 위해 사유지에 무단으로 들어가지 말고, 주차는 지정된 구역에 하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웨딩스냅 트렌드는 과거 제주가 신혼여행지로서의 명성을 가졌던 것과도 맞닿아 있다. 1980년대부터 제주는 신혼여행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여행지였지만 비행기를 타야 하고, 고급 호텔을 이용해야 했던 만큼 비용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많은 신혼부부가 제주를 선택했다. 그 당시에는 신혼부부가 단체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풍경이 흔했다.

그러나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2010년대 들어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면서 신혼여행지는 점점 해외로 옮겨갔다. ‘허니문은 해외에서’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제주 신혼여행의 전성기는 저물었다. 하지만 최근 웨딩스냅 촬영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한번 제주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관심을 받는 여행지가 됐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