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맞지 말고 바르세요…로션처럼 바르는 백신의 가능성이 열렸다

2025-02-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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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백신은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배포가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어"

바르는 방식의 백신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Kmpzzz-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Kmpzzz-shutterstock.com

지난 5일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피부에 바르는 미생물 백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표피포도상구균이 항체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표피포도상구균은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무해한 피부 유익균이다.

연구팀은 쥐의 두피에 표피포도상구균을 바르고, 혈관과 코 내벽 점막에서 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감염 2주 후 항체가 생성됐고, 이 항체는 최소 200일 동안 지속됐다. IgG2b 항체가 가장 먼저 나타났고, 이후 IgG1과 IgG2c 항체가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마이클 피시바흐 박사는 "숙주에 친화적인 유익균이 면역반응을 회피할 것 같지만, 오히려 훨씬 강력한 면역 반응이 유도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백신 개발 가능성을 탐색했다. 파상풍 독소를 발현하도록 변형된 표피포도상구균을 쥐의 두피에 접종해 면역력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쥐는 치사량의 독소에 노출됐음에도 생존했으며, 심지어 치사량의 6배에 해당하는 독소에도 견뎠다. 실험군의 혈관과 코 내벽 점막에는 독소에 대한 항체가 형성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영장류에서도 면역 반응을 확인하고, 2~3년 내에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이현희 연구원은 "특정 항원을 발현하는 피부 유익균과 피부의 면역적 특성(자율 항체 생산)을 활용해 피부에 바르는 백신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백신을 피부에 바를 수 있는 크림 형태로 개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미생물백신은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배포가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백신은 염증 반응을 유도하지만, 피부 박테리아 백신은 전혀 염증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며 "피부 박테리아 백신이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단세포 기생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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