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는 원래 수학 못 해”라는 말 들은 아이…똑같이 수학 못 하게 된다

2025-02-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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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연습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

부모가 수학을 싫어하면 자녀도 수학을 어렵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polkadot_phot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polkadot_photo-shutterstock.com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영국 러프버러 대학교의 킹가 모르샤니 박사팀은 국제학술지 '실험 아동 심리학'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부모의 '수학 불안(Math Anxiety)'이 어린 자녀의 수학 실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126명의 부모와 그들의 3~5세 자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부모들을 대상으로 수학과 관련된 상황에서의 불안 정도를 평가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 사용된 세 가지 문장은 다음과 같다.

"나는 수학이 포함된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나는 수학 관련 활동을 할 때 불안함을 느낀다."

"내가 하는 일에서 더 어렵고 많은 수학을 요구한다고 해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이어 연구진은 이들의 자녀들이 3~5세일 때 기본적인 숫자 이해력과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에서는 숫자 세기, 간단한 덧셈 및 뺄셈 등의 기초 연산 수행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수학 불안이 높은 부모의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부모의 자녀들보다 수학 실력이 낮았다. 이는 부모의 학력과 무관하게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는 아이들이 8세가 될 때까지 수학 실력을 추적했다. 그러자 유아기에 수학을 어려워했던 아이들은 8세가 되어도 여전히 낮은 성적을 보였다. 이는 어린 시절의 수학 실력 부족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부모의 수학 불안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부모가 숫자 관련 활동을 피하는 경향이다.

이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수학 개념을 접할 기회를 잃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숫자 세기, 보드게임, 간단한 계산 놀이 등 숫자와 관련된 놀이를 덜 하게 되며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부모의 부정적인 태도가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점이다.

"엄마(아빠)는 원래 수학을 못 해" 같은 말은 아이에게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수학은 원래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게 된 아이는 수학을 회피하게 되고, 이는 결국 실력 차이로 나타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부모의 수학 불안이 높다고 해서 아이가 반드시 수학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아이들 자신은 수학을 싫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더라도, 부모의 영향으로 수학을 멀리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르샤니 박사는 "부모가 수학을 못해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학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연습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며 "부모가 아이와 숫자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수학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를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며 "부모가 아이에게 '실수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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