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 발생… 놀랍게도, 공개하자마자 '넷플릭스 1위' 휩쓴 한국영화 정체
2025-02-0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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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실패의 반전, 넷플릭스서 찾은 새로운 가능성
극장 흥행에서 실패했던 한국 영화가 OTT에서 예상 밖의 반전을 만들어냈다.
지난 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하루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5일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 따르면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베테랑2', '아마존 활명수', '세인트 세이야: 더 비기닝', '히트맨'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 당시 극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OTT에서의 반응은 이례적인 결과다.
이날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랭킹은 1위 '보고타', 2위 '베테랑2', 3위 '아마존 활명수', 4위 '세인트 세이야: 더 비기닝', 5위 '히트맨', 6위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7위 '백 인 액션', 8위 '비공식 작전', 9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10위 '파일럿' 순으로 집계됐다.
이 영화는 IMF 직후, 희망을 찾아 콜롬비아로 향한 한 청년의 생존기를 다룬다. 아버지 사업 실패로 콜롬비아 보고타로 이주한 국희(송중기)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영화 '소수의견'을 연출한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조현철, 임성재, 김종수, 박지환 등이 출연했다.
대부분의 촬영을 콜롬비아 현지에서 진행해 실감 나는 장면을 담아냈지만,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원래 2020년 촬영을 시작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장기간 중단됐다. 결국 2021년에 촬영을 마쳤으나, 후반 작업까지 거치면서 개봉까지 3년이 걸렸다. 제작비 120억 원이 투입됐고,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으로 설정됐으나, 극장 관객 수는 42만 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배급사는 IPTV 및 VOD 서비스를 생략하고 넷플릭스 직행을 선택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반응은 그 전과는 극과 극이다. 극장 개봉 당시에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와 전개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지만, OTT에서는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송중기는 10대 소년에서 30대 성인이 되기까지 국희의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거친 생존자의 모습으로 변신하며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조연 배우들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희준은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수영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해외 한인 사회를 조명한 점도 차별화 요소다. 보고타의 한인 사회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생존 경쟁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면서 신선한 설정을 선보였다. 콜롬비아 현지 촬영으로 담아낸 이국적인 풍경과 생생한 거리 모습도 시청자들 흥미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극장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OTT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을 얻고 있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다.
극장 개봉 당시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전개와 무거운 분위기가 관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연말 시즌 블록버스터 경쟁작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점도 흥행 저조 원인이 됐다.
반면 넷플릭스에서는 플랫폼 특성상 긴 러닝타임과 묵직한 서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국적 시청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영화 특유의 감성과 독창적인 연출이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성공을 계기로 한국 영화 배급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극장에서 실패하면 OTT에서도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OTT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극장과 OTT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가운데,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보여준 반전이 한국 영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