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진보 성지 광주 금남로에서 연설... 무슨 일 안 벌어질까
2025-02-0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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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는 “광주서 그런 주장 하면 돌팔매질 당할 것”
12·3 계엄령을 옹호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55) 씨가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집회 등판을 예고해 지역 사회 갈등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한 교육 전문가를 넘어 정치·사회적 파급력을 지닌 인물로 급부상한 그가 집회에서 진보 진영을 자극하는 연설을 할 경우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우파 기독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오는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집회 참석 인원은 약 1000명으로 신고됐다.
세이브코리아는 지난달 25일부터 매주 토요일 전국을 순회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 집회와 부산역 집회에 연이어 무대에 섰던 전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을 통해 15일 광주 집회에 참석한다고 공지했다.
전 씨는 "자랑스런 광주 시민들과 전국의 실천하는 깨어있는 시민 100만명이 함께 모여 불의한 헌법재판관들을 꾸짖고,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이번 집회는 좌, 우를 넘어 대한민국을 살리고자 하는 분들은 모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 씨는 공지글 말미에 도산 안창호, 플라톤 등의 명언을 언급하면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했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발언도 인용했다. 이는 유신 독재에 맞서 싸우던 김 전 대통령이 1975년 3월 8일 동아일보 1면 하단 광고에 실은 문구다.
비교적 차분하게 마무리됐던 앞선 두 집회와 달리 광주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심장부에서 열리는 보수 단체의 집회가 지역 사회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광주 금남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 싸웠던 현장으로, 진보 세력의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다.
전 씨는 한국사 강사로 유명세를 얻었으나, 최근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정치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 논란을 일으켰다. 단순한 집회 참여를 넘어 집회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의 성향과 발언을 고려할 때, 진보 성향이 압도적인 광주에서 정면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같은 날 금남로 인근의 5·18민주광장에서는 광주 시민단체 연대 조직인 '윤석열 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의 윤 대통령 탄핵 촉구 맞불 집회가 예정돼 있어 양 진영 간의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광주에서 그런 주장을 하면 돌팔매질을 당할 것”이라는 등의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어, 전 씨가 보수 집회 참가자 중 주요 공격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전 씨 본인도 4일 TV조선 유튜브에서 "(신변 위협에) 개인 경호도 쓰고 있고, 바깥에 나가지도 못한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 전날 전 씨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연설 영상에는 폭탄 테러를 암시하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보수-진보 집회 참가자들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