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려고 먹은 약…자칫하면 시력을 앗아갈 수도 있다

2025-02-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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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 되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회복”

고령화, 독감 유행 등의 이유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노년기 건강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약을 구매하거나 혹시 모를 독감에 대비해 감기약을 상비해두는 모습도 찾아 보기 쉽다. 하지만 녹내장 환자의 경우, 이런 약물을 복용할 때 특히 성분을 주의해서 확인해야 한다. 어째서일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Kmpzzz-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Kmpzzz-shutterstock.com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고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눈 내부의 방수라는 액체가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배출 통로가 막히면 안압이 올라가 시신경을 압박한다.

이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시신경이 30% 이상 손상된 후에야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려워 지속적인 안압 관리가 중요하다.

시중에 유통되는 약물 중에도 성분에 따라 안압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이 있다. 대표적으로 토피라메이트가 들어간 다이어트약, 메틸페니데이트가 포함된 ADHD 치료약,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감기 및 알레르기약, 스테로이드제 등이 있다.

특히 다이어트약에 들어가는 토피라메이트는 항경련제의 일종으로, 섬모체 부종을 유발해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근시가 심해지고 폐쇄각녹내장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복용을 중단하면 회복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안과 방문 시 복용 중인 약과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녹내장이 없더라도 항히스타민제나 항경련제를 복용하면 녹내장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ADHD 약 역시 복용 시 신경을 써야 하며, 전방각이 좁은 경우 해당 성분에 주의해야 한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정종진 전문의는 "실제로 다이어트약 복용 후 안압이 상승된 상태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폐쇄각녹내장과 증상이 비슷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며 "원인이 되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회복되는데, 급성폐쇄각 발작으로 오인해 레이저 치료를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내원 시 담당의에게 안질환 관련 약뿐 아니라 현재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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